[유명무실 서민금융] 새희망홀씨, 은행권 천덕꾸러기로

입력 2012-11-2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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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일방적 할당량 상향 곤란"… 정부 "목표액 무조건 채워라"

새희망홀씨를 두고 은행권과 금융당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면서 대출을 확대하기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융당국은 서민금융 지원 정책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새희망홀씨는 연소득 30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이나 저신용자(신용등급 5등급 이상)에게 최대 2000만원의 생활자금을 빌려주는 신용대출이다.

현재 금융권은 올 9월 말까지 34만4624명에게 모두 3조192억원을 지원했다.

문제는 은행들이 지원하는 새희망홀씨 재원 금액이다. 그동안 은행들은 전년도 순익의 10%가량을 새희망홀씨 대출 재원으로 활용했다. 이같은 원칙에 따를 경우 은행권의 올해 예상 순익이 지난해 18조7000억원에 비해 34.2% 줄어든 12조3000억원임을 고려할 때 내년 새희망홀씨 할당량도 올해보다 40% 가까이 축소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같은 할당량 급감을 방지하기 위해 새희망홀씨의 은행별 할당 기준을 당기순익(세전)에서 가계대출로 바꿀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들의 돈줄을 줄일 수는 없는 관계로 은행들과 협의해 가계대출의 일정 비율을 새희망홀씨 재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연내에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새롭게 가계대출 기준으로 검토하는 이유는 순익보다 변동성이 크지 않고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내 할당량의 급격한 축소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45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453조6000억원보다 2조7000억원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정부가 서민들의 빚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서민금융 지원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새희망홀씨 대출의 연체율이 크게 높아졌고 이는 자칫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새희망홀씨 대출 실적 독려에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연말이 다가오자 서민금융 실적을 월별로 평가하면서 달성률이 낮은 은행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 통화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대출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하반기 들어 시중은행들에 점포마다 새희망홀씨 대출 전담 창구를 확대하고, 서민금융을 전담하는 영업점을 만들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들이 서민금융 전담 점포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 7월 새희망홀씨 대출 목표액을 기존 1조4580억원에서 2조원으로 올려잡은 것에 기인한다. 당시 학력에 따른 금리차별, 대출서류 조작 등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금융권의 신뢰도 제고 방안으로 서민대출 확대를 주문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국민, 신한, 기업은행 등 목표치 규모가 큰 은행들의 실적이 저조하다고 판단, 더욱 고삐를 조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민은행(63.2%), 신한은행(68.7%), 기업은행(72.8%) 등이 달성률 평균치를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올해 새희망홀씨 대출 목표는 2800억원, 신한과 기업은행은 각각 2720억원, 1440억원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특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에게 선별적으로 대출해 주는 상품을 확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입장이다. 또한 금융당국이 일률적으로 세운 목표의 할당치를 채우라는 발상 자체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시각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신용등급이 낮은 대상자들 중 이미 연체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탓에 은행 입장에선 무턱대고 대출을 늘리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새희망홀씨 대출의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 확대보다는 신중한 대출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새희망홀씨 대출의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1.7%에서 올해 9월 2.6%까지 상승했다.

새희망홀씨 대출 확대는 은행 건전성 관리 강화를 요구하는 금융당국의 방침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금감원은 새희망홀씨 대출은 서민금융을 위해 필요한 일이며, 은행들이 하겠다고 해서 한 것이지 금감원은 압력이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 한 관계자는 “현재 가계대출은 저소득·저신용 서민들이 대부업 등 고금리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서민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등 가계부채의 질적인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저소득층의 은행대출 이용 비중은 2008년 말 14.5%에서 2012년 6월 말 11.4%로 지속적으로 하락한 반면, 비은행대출 비중은 2008년 말 43.2%에서 2012년 6월 말 47.3%로 상승 추세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그는“은행들도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을 때 정부와 국민들이 은행을 도운 것처럼 상생 차원에서 서민들을 돕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또한 새희망홀씨 대출의 경우 지난 9월 말 현재 2조877억원으로 은행 전체 가계대출 규모(2012년 8말 기준 460조1102억원)의 0.5%에 해당하고 9월말 현재 새희망홀씨 연체율은 2.6%로 최근 연체율이 다소 상승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저소득·저신용자 비중이 74%에 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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