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신성장동력]기업이 끌고 정부가 밀고…바이오시밀러 강국 발판

입력 2012-10-10 12:13 수정 2012-10-1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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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중장기 육성 발판 다지기

▲복제 바이오 의약품인 바이오시밀러가 우리나라의 중장기 성장동력 사업의 효자 품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을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상용화에 성공한 바이오업체 셀트리온의 생산설비.
# 지난 7월 한국 바이오업계에 신기원이 열렸다. 국내 바이오업체 셀트리온이 개발한 관절염 치료 항체 바이오시밀러(단백질복제약)‘램시마’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국내 제품 허가를 얻어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유럽연합(EU)이나 일본에서 바이오시밀러가 허가된 적은 있지만 항체 바이오시밀러가 시판 허가를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국적 제약사의 독점구조를 깨고 본격적인 국산 바이오시밀러 시대 개막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지면서 1000조원 규모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선점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세계 첫 항체바이오시밀러 상용화에 기대감 커져= 정부는 지난 2009년 신소재·나노융합, 고부가식품산업, 바이오, 고도물처리 등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핵심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집중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초 열린 신성장동력 평가대회에선 바이오, 나노융합 등 중장기 육성 필요 분야에 대해 ‘R&D-실증사업-인력양성’ 의 전주기 지원을 통해 10년내 주력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도 밝혔다.

우선 신소재·나노융합은 다른 산업의 필수기반산업이 되는 분야로 기초원천·응용기술의 조기 확보를 당면과제로 삼고 있다. 초경량마그네슘·이온성 액체(Ionic liquid) 소재, 기능성나노필름, 나노융합 바이오머신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고부가 식품산업은 기능성·친환경 안심·웰빙 전통식품 등의 표준화 및 산업화를 통해 전통·발효식품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식품관련 기관간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국가 식품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바이오 제약·의료기기 분야는 우리나라가 BT(생명공학)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산업이다. 바이오의약품, 바이오자원ㆍ신소재, 바이오화학제품, 첨단의료 영상진단기기 등이 이에 속하며, 세계 8위권의 BT 기술경쟁력과 우수한 연구인력 인프라가 강점이다.

그 중에서도 복제 바이오의약품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우리나라의 중장기 성장동력 사업의 대표 품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해 만든 약을 말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오리지널과 동등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데다 램시마의 경우 같은 분야에서 임상을 시작한 경쟁자가 없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선점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바이오시밀러는 약효가 검증된 제품이 저렴하게 공급된다는 점에서 기존에 비급여로 치료받았던 환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높아 시장전망은 상당히 밝은 편이다. 국내는 물론 새롭게 관련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를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제약시장 분석기관인 IMS와 LG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전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난 2010년 기준 22억 달러 규모에서 해마다 40% 이상의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2020년엔 905억 달러 규모로 전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약 34.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시판 허가를 받아 9월부터 판매에 들어가면서 한국의 바이오시밀러 강국에 대한 꿈도 한층 가까워졌다. 후발주자들의 제품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램시마 이외에 7개 국내외 제약사가 8개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에 있다.

특히 한화케미칼은 최근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HD203’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해 2호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세계 2위 글로벌제약사인 머크와 제품개발과 상업화 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4조5000억원 규모의 민간투자도 계획돼 있다. 삼성전자가 2조1000억원, LG생명과학 7000억원, 셀트리온과 한화가 각각 6000억원을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생산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이같은 집중 투자를 통해 향후 5년간 1630명 이상의 신규 고용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진출도 가시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LG생명과학은 서방형 성장호르몬 제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해 미국 FDA로부터 면역글로불린제제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의 임상 3상 진입을 승인받고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나노융합 등 첨단신성장 분야는 갈길 멀어 = 하지만 바이오시밀러 이외에 에너지·신소재·식품과 연관된 바이오산업이나 신소재·나노융합, 고부가식품 등 다른 중장기 신성장 분야는 시장 활성화가 미흡해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찾기가 힘들다.

신소재·나노융합의 핵심인 나노기술은 여전히 실용화·대중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IT나 BT기술을 접목해 신개념의 식품을 개발하는 고부가가치 식품 분야는 안전 기준이나 표준화 문제가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바이오의약품의 효능을 개량한 바이오베터의 등장, 기존 신약의 가격인하 가능성, 오리지널 제약사의 시장 수성 노력 등은 충분한 위협요소가 될 수 있어서다. 국내 제약·바이오업체의 해외 영업·마케팅력도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일반 복제약과 달리 품질 기준이 더욱 엄격해 해외 시장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라며 “해외시장에서도 상업화에 성공하려면 해외 마케팅력 함양과 글로벌임상투자 등에 대한 선투자가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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