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이 누구길래…문재인의 ‘실책성’ 인선?

입력 2012-09-2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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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선거캠프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국민통합추진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을 놓고 정치권이 떠들썩하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26일 윤 전 장관을 영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트위터에 "지금 대선은 새누리당 집권을 막기 위한 것인데, 어떤 명분과 전향의 과정없이 민주당이 그를 덜컥 끌어들이다니. 지술자들에 대한 분노가"라고 썼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물론 평당원들조차 윤 전 장관 영입배경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일부당원들은 직접 당사로 전화를 걸어 노골적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때 공직입문…여권 '전략통' = 윤 위원장은 전형적인 여권 인사다.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기자 출신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77년 공직을 시작해 주일 대사관과 주싱가포르 대사관의 공보관을 맡았다.

전두환 정권 때인 1984년 대통령 공보비서관을 시작으로노태우, 김영삼 정부때까지 청와대에서 역대 대통령을 보좌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끝으로 공식에서 물러났다.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후에는 여의도 정치권으로 자리를 옮겨 한나라당 총재정무특보, 여의도연구소장을 맡는 등 여권의 전량통으로 성장했다.

2000년 16대 총선 때는 한나라당 총선기획단장, 선대위 종합조정실장을 맡았고,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또 2002년 대선때는 한나라당 기획위원으로 활약하면서 당시 이회장 후보의 '장자방', '제갈공명'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의 인연도 깊다. 탄핵역풍이 거셌던 2004년 17대 총선때 선대위 상근본부장을 맡아 당시 박근혜 대표를 도왔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정치권을 떠났다 지난 4·11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다.

◇안철수에게 '팽'…문재인 캠프로 '전향' = 윤 위원장이 다시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건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멘토로 알려지면서부터다. 윤 위원장은 안 후보가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할 당시 박경철씨 등과 함께 진행한 '천춘콘서트'의 최초 기획자이기도 하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서는 안 후보의 정치참여를 시사하는 발언을 자주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안 후보가 "윤 전 장관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김제동·김여진씨등 300명쯤 된다"고 하면서 거리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과 정치인생의 대부분을 여권에서 보내온 윤 위원장이 문재인 후보 캠프로 옮겨온 것은 일종의 '전향'으로 받아들여진다. 문 후보와 윤 위원장은 최근 한차례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이념, 지역, 당포 등으로 쪼개진 한국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이제는 서로 상생하고 공존하는 통합의 지혜를 찾아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박영선 문 후보 캠프 기획위원은 설명했다.

박 기획위원은 "문 후보는 '우리사회 통합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윤 전 장관에게 원로로서 역할을 부탁했고, 윤 전 장관이 살아온 길이 항상 공익을 위한 것이었으며 사사롭지 않고 헌신적 사람 가운데 안정감 있는 문 후보의 요청을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왜 하필 '윤여준'…당안팎서 논란 = 박 기획위원이 밝혔듯 윤 위원장의 영입은 문 후보가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 줄곳 '용광로 선대위'를 꾸리겠다는 밝혀왔다. 당내 계파를 초월하고 시민사회단체까지 아우르는 통합의 선대위를 꾸려 대선승리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윤 위원장의 영입도 이런 원칙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에서조차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내무반 침상에 수류탄 터뜨린 것 아니냐"며 "박근혜 후보의 책사였고, 한나라당 사람이었던 분을 영입한 것이 잘한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는 "윤 위원장 영입소식이후 일부 당원들이 항의전화를 하고 있다"며 "워라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없어 듣기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노골적인 불만을 쏟아냈다. 강 전 장관은 "(윤 위원장은) 정치판을 주도하려는 의지가 지나치고, 일관성이 없다"며 "야권 단일화도 안됐는데 윤여준씨부터 끌어다니다니, 민주당 너무한다"라고 적었다. 또 "윤여준시는 2006년 새누리당 서울시장 선거를 총괄한 사람이고 지금 대선은 새누리당 집권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대통합을 하더라도 정치는 철학과 도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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