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cine 해부학] 日애니 '늑대아이'의 투박한 감성…"그것이 좋다"

입력 2012-09-0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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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애니메이션에 대한 선입견을 갖는 관객 대부분의 이유는 이렇다. 선정성, 폭력성, 판타지, 극단적 디스토피아 세계관 등. 하지만 예외는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 멜로와 서정성을 애니메이션으로 끌어들인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신작 ‘늑대아이’가 그 주인공으로 제격이다.

‘늑대아이’는 실사영화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이다. 또한 ‘성인용 동화’로서 손색이 없다. 성인용이란 단어에서 日애니 특유의 ‘19금’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대신 1980년대 감성 자극의 달인으로 불리는 감독답게 아기자기한 화법으로 얘기를 풀어나간다. 그 화법은 절대 공존할 수 없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무너트리는 힘이 느껴진다. 영화를 본 뒤 관객들의 입에는 아련한 미소가, 머리에는 풋풋했던 기억의 단편이, 가슴 속에는 촉촉한 감성의 기운이 내려앉는다. 투박한 느낌의 그림체는 포근함을 더한다.

영화는 주인공 하나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평범한 대학생 하나는 우연히 대학 강의실에서 우수에 찬 눈빛의 한 남자를 보게 된다. 정식 대학생이 아닌 그에게 호기심을 느낀 하나는 어느덧 그와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가까이 다가설수록 자신을 밀어내는 남자에게 하나는 서운한 마음을 느끼고. 결국 남자는 자신이 늑대인간임을 털어 놓는다. 둘은 남매까지 낳고 살게 되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이별을 한다.

‘늑대아이’는 인간과 동물(늑대)의 결합을 통한 일종의 토테미즘적 관점이 강하다. 꽃잎 하나부터 숲 속 이끼의 파릇함과 그 속을 달리는 늑대아이의 모습은 日 애니 특유의 이 같은 사상을 대변한다. 하지만 두 자녀가 성장하면서 인간과 늑대로 나뉘어 떠나는 모습은 그런 관점에만 집중하지 않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함께 할 수 없는 아쉬움과 그리움의 여운을 살리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 화법이 정점을 찍는 부분이기도 하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늑대아이’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아련한 성장의 추억을 담은 ‘늑대아이’라면 그의 바람이 충분히 통할 것이라 보인다. 개봉은 오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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