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모르는 배심원단, 삼성 특허 무시한 채 애플 유리 '편파 평결'

입력 2012-08-2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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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지식 3명 불과…'감성 판단' 작용

삼성전자와 애플의 이번 미국 특허소송 배심원 평결을 살펴보면 ‘미국땅에서, 미국인에 의해, 미국기업에, 패배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평결을 내린 배심원단 가운데 공학적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배심원단장 벨빈 호건 씨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6명의 배심원은 사실상 IT 문외한이다. 이들은 자국 기업에 대한 감성적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평결에 대해 “미국 특허시스템의 취약성에 대한 문제가 도마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둥근 모서리와 격자형 아이콘배열 등 디자인 특허를 인정한 부분을 놓고 미국 네티즌도 비판에 나섰다. 한 네티즌은 “버거팅이 맥도날드 고소하겠네. 둥근 모양의 햄버거를 판다는 이유로”라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처음 차를 발명한 사람이 바퀴 4개, 핸들로 턴을 하는 등의 디자인 특허를 내지 않아서 참 다행이야”라며 비꼬았다.

◇미 배심원, 애플 디자인 특허 대부분 손= 이번 미국 재판은 전세계 9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판과 같이 디자인(애플) 대 통신(삼성전자)의 대결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유럽이나 한국에서 나온 판결과 정반대였다. 미국에서는 애플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애플이 주장한 디자인 특허는 ‘스마트폰을 직사각형으로 만들고 네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것’, ‘스마트폰 앞면 아래쪽에 홈버튼을 배치하고, 옆면에 볼륨키 등 기능키를 배치한 것’, ‘스마트폰 초기 화면에서 아이콘들을 마치 바둑판 모양으로 배치해둔 것’ 등이다. 배심원들은 “애플도 소니와 LG전자 프라다폰 등의 디자인을 참고해 아이폰을 만들었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을 무시하고 모두 애플 손을 들어줬다

또 애플이 주장한 바운스 백(화면을 맨 아래까지 내리면 다시 튕켜져 화면의 끝을 알려주는 것)이고, 핑거 투 줌(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기능), 화면을 두 번 두드리면 화면 안의 문서가 확대되는 기술 등 3가지에 대해서도 모두 애플의 특허라고 배심원들은 평결했다.

◇삼성전자 통신 특허는 전혀 인정 안 해= 미국 배심원단은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대부분 인정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가 주장한 통신 표준특허는 단 한 건도 인정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제기한 통신 특허는 분할 전송되는 데이터 구분 기술, 중요도별 데이터 송신 전력 감소 기술 등 휴대폰에서 인터넷을 하거나 데이터 통신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 5건이다. 특히 한국법원의 판단과 달라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정반대 판단이 나온 것은 필수 표준(standards-essential) 특허에 관한 ‘프랜드(FRAND)’ 조항을 어떻게 적용할 것이냐에 대한 입장이 달라서다.

프랜드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을 줄인 말이다. 누구나 표준 특허기술을 쓰되 나중에 특허 권리자와 협상해 사용료를 지불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 때 권리자가 조건을 차별적으로 내걸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한국 법원은 프랜드 선언을 했다고 해서 삼성이 애플의 기술사용 금지 처분 자체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애플 제품의 판매 금지를 명령했다.

하지만 미국 배심원들은 프랜드 선언을 한 삼성이 애플의 특허권 침해를 주장할 수 없다고 봤다. 일부 삼성 특허를 인정한 경우에도 부품 업체가 사용 허락을 받고 생산한 부품을 이용했기 때문에 애플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특허 소진’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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