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부실비율 6년이래 최고… 집단대출·신용카드 부실 급증

입력 2012-08-1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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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부실채권 전년대비 44%나 늘어

은행권의 가계대출 부실채권 비율이 6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침체와 집값 하락이 맞물리며 가계의 대출 상환능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집단대출을 받은 대출자들이 중도금과 잔금을 연체하며 계약해제 소송을 진행하는 곳이 늘면서 가계빚이 부실화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5일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 비율이 0.6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6년 6월(0.71%) 이후 최고치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전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크게 늘지 않은 가운데 연체율 증가로 부실채권비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집단대출 분쟁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6월 말 기준 집단대출 부실채권 비율은 1.3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2%포인트 급증했다.

실제로 전국에 분포된 집단대출 분쟁 사업장만 94개에 달하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하고 있다.아파트 집단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집값 하락으로 갚을 돈을 연체하고, 이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연체가 급증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여파는 전체 가계여신 부실화에도 악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분기마다 신규로 발생하는 부실대출금액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분기 은행권의 신규 부실채권은 6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5000억원가량 늘었다. 기업대출에서 5조4000억원, 가계대출에서 1조3000억원 규모의 부실이 추가로 발생했다. 가계대출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포인트 급증했다. 이에 전체 가계여신 부실채권 비율도 0.76%로 2006년 9월(0.81%) 이후 가장 높아졌다.

신규 부실채권금액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가계부채 문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는 신호다. 저신용자나 서민층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연체가 늘고 있어 추후에 가계부채 문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신용카드 신규 부실채권 증가세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6월 말 1.3%에 불과했던 신용카드 부실채권비율은 1.61%로 0.3%포인트가량 늘었다. 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신용카드 신규 부실채권은 각각 2000억원씩 발생했다. 신용카드 결제를 3개월 이상 못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한계 상황에 이른 사람이 많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기업여신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채권 비율(11.22%)은 건설업종 구조조정의 여파로 3월 말보다 2.13%포인트나 올랐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PF 부실채권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예상이다.

한편 은행들이 기업여신 부실을 대거 정리하면서 전체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49%로 전 분기 말(1.51%)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다. 은행들은 올해 2분기에만 7조원 가량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지난해 30조원 가량의 대규모 부실을 털어낸 은행권은 상반기에 10조3000억원의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1.77%로 부실채권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국민은행(1.64%), 외환은행(1.37%), 신한은행(1.31%) 등이 뒤를 이었다. 금감원은 올해 은행권의 평균 부실채권비율 목표를 1.3%로 설정하고 은행별로 지도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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