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추락 어디까지…유동성 우려에 주가 사상 최저

입력 2012-08-1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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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악화…혼하이와의 제휴 관계도 삐걱

일본 전자업계의 ‘자존심’ 샤프의 추락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샤프의 주가는 15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2.44% 폭락한 166엔으로 1974년 9월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샤프의 주가는 이날 닛케이225지수 구성 종목 중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샤프는 엔고와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악화, 주가 침체 등으로 자금난에 빠진 상황.

이 때문에 투자은행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도이체증권은 14일 샤프의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하향했다.

나카네 야스오 도이체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는 자금 조달, 중기적으로는 사업전략에 과제가 있다”는 점을 하향 이유로 들었다.

샤프는 지난 6월말 기준 3600억엔 규모에 이르는 기업어음(CP) 상환을 위해 막대한 단기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은행에 지원을 요청할 경우 근본적인 사업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 예상외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 도이체증권의 지적이다.

골드만삭스의 와타나베 다카시 애널리스트도 같은날 보고서에서 “샤프가 CP 등을 금융권에서 조달해 차환했다고 가정해 실적을 재검토한 결과 목표 주가를 260엔에서 190엔으로 대폭 낮췄다”고 밝혔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자 샤프는 지난 3월 대만 혼하이정밀공업과 맺은 자본·업무 제휴관계에도 균열이 일고 있다.

당시 샤프와 혼하이의 합의에서는 혼하이가 9.9%를 내년 3월까지 출자해 신주를 주당 550엔에 인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샤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혼하이는 지난 3일 밤 인수 가격을 재검토할 방침을 표명했다.

혼하이는 당시 대만증권거래소의 웹사이트를 통해 “샤프의 주가가 급변해 샤프와 3월27일 합의한 투자를 혼하이가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양사가 합의했다”며 “법적 절차를 거친 후 다시 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샤프의 주가는 양측의 제휴 관계가 깨질 것으로 우려한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5% 넘게 떨어졌다.

스탓츠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오키 마사미쓰 수석 펀드매니저는 “샤프의 재무 상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는 100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샤프의 날개없는 추락은 세계 가전시장을 석권하던 20년 전과는 격세지감이다.

당시는 일본 경제가 호황기였던만큼 일본 전자업체들은 반도체, 컬러TV, 비디오레코더 시장을 차례로 장악할 수 있었다. 당시를 상징하는 제품들이 워크맨, CD플레이어, DVD플레이어 등이다.

하지만 현재 샤프는 미국 애플, 한국 삼성전자 같은 기업들의 대두에 맥을 못추고 있다.

샤프는 2012 회계 1분기(4~6월)에 1384억엔의 최종 적자를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654억엔의 두 배 수준이다.

기록적인 엔고는 가뜩이나 위태로운 샤프의 상황에 기름을 붓고 있다.

거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이노베이션도 불가피하지만 엔고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결국 샤프는 “일본 내에서 TV를 만들어서는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 3월말 현재 5만6756명인 종업원을 5000명 감원하기로 했다. 올해 TV 판매 목표치도 당초 1000만대에서 800만대로 낮췄다.

혼하이와의 제휴가 깨질 경우 샤프는 생존을 위해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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