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불황 극복' 특명]"활로 못 찾으면 끝장"… 기업 눈물겨운 사투

입력 2012-08-13 09:00 수정 2012-08-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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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전망 불투명… 기업 실적 갈수록 악화

불황이 깊어지고 있다. 경제전문가들 조차 국내외 경기가 언제쯤 바닥을 칠 지 쉽게 예단하지 못한다. 하반기에는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과 내년까지도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엇갈린 관측만 쏟아 질 뿐이다.

유럽발 금융위기를 도화선으로 주요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면서 일본식 장기불황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1990년대 일본은 부동산 거품 붕괴, 은행 부실 누적, 대출 기피, 기업·가계부도, 자산 가격 하락 등이 연쇄적으로 작용하면서 실물경제가 장기침체의 늪에 빠졌다. 최근 국내 경기 흐름도 이와 비슷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기업이 문제다.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영업익 6조7200억원), 현대차(영업익 21조9000억원) 등 극소수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부진했다.

그나마 버팀목이 됐던 정보기술(IT) 업종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은 3846억18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8% 줄어들었고, KT 역시 3717억4300만원으로 14% 떨어졌다. LG유플러스는 무려 94.79% 하락한 31억4400만원에 그쳤다.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보니 기업들은 잔뜩 움츠리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얼마나 어려우면 청와대의 요청에도 난색을 표했겠느냐”며 지난달 말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그룹 사장들과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의 비공개 간담회를 빗대어 진단했다. 당시 김 수석은 “하반기 투자를 늘려 줄 수 없겠냐”고 요청했지만 5대 그룹 사장들은 “경제와 기업사정이 어려워 힘들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로 재계는 앞 다퉈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며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불필요한 전기사용을 줄이는 사소한 경비 절감에서부터 소비 트렌드 분석을 통해 판매 전략을 수정하거나 신성장동력 발굴, 신사업 및 해외 사업 강화 등 다양한 형태로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자금난을 겪어 매물로 나와있는 해외기업 인수에 용감히 나서는 삼성, SK, LG 등 국내기업들도 눈에 띈다. 대상은 글로벌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미국과 유럽 소재 기업들이다. 위기를 기회로 인식하고 경기 회복 시 더 큰 시너지를 내기 위한 시도다.

M&A(인수합병) 업계 관계자는 “M&A가 모두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현재 인수에 나서는 기업들은 그들의 사업영역에서 취약했던 부분을 보강하거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단기간내에 안착시키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글로벌 불황 탓에 해외의 알짜 기업들이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 신장은 물론 동시에 외형을 키우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불황을 이겨내려는 하나의 방편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침체 영향권에서 우리나라 기업들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1998년 불어 닥친 IMF 외환위기를 빠른 속도로 벗어나 세계를 놀라 게 한 저력이 있다. 또한 위기관리에 대한 충분한 경험도 있다. 불황을 극복하는 그들만의 ‘비법’이 관심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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