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이혜원 계장 기업은행지부 "어디에 가셨습니까"

입력 2012-08-0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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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둠이 짙게 깔려

길이 보이지 않는데

당신은 어디에 가십니까.

알알이 엉겨 붙지도 않는 정부미로

밥을 안치고는

상인들이 떠나간 시장에 이리저리 흩어진

시래기를

주워 담으러 가셨습니까.

이불속에 곤히 잠든 육남매의

머리를 쓰다듬으시고는

꽁꽁언 손 조차

채 녹이지 못하시고

치열한 오늘을 만나러 가셨습니까.

다시 어둠이 밀려오는 시간

돌아오시는 당신을 보고파

장독에 올라가

담장 밖으로 보이는 길을

빠끔 내다봅니다.

목 빠지게 기다리던

반가운 어둠이 돌아오는데

당신의 모습은

이 길에서도

저 길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쌀알이 풀풀 날리던 밥도

질려버린 시래기국도

오늘은 참 맛있게 먹을 수 있는데

어둠만이

혼자서 돌아옵니다.

외로운어둠속에

눈부시게 밝은 별동별이 떨어지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 멀뚱히 서서

내 아비는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은 어디에 가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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