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리포트] 위기탈출, 도요다 아키오에 배워라

입력 2012-07-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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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 레이서 차림으로 종횡무진…회사 이미지 개선·직원 사기 진작

최고경영자(CEO)는 늘 정장 차림에 근엄한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

이같은 정석을 깨는 CEO가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다.

그는 작년 가을 미국에서 방영된 TV 광고에 자동차 경주용 점프 슈트에 헬맷 차림으로 나와 현역 선수를 연기했다.

광고 속에서 내레이터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를 어떻게 다시 만들 것인가”라고 묻고 곧이어 “운전석에서다. 도요다 아키오. 레이싱 카 드라이버이자 도요타자동차의 사장”이라는 내레이션이 흐른다.

그는 선망받는 레이싱 걸들도 거느리고 나왔고 경사가 31도나 되는 국제규격의 레이싱 코스도 직접 주행했다.

지금까지 TV 광고에 출연한 자동차 업계의 수장은 여럿 있었다. 크라이슬러의 리 아이아코카 CEO는 공장에서,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주니어 회장은 책상 뒤에서 출연했다. 다임러의 디터 제체 CEO는 자사 차량인 닷지 챌린저에 앉아서 출연한 적이 있다.

도요다 사장처럼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 CEO는 없었다. 이는 2009년 대규모 리콜과 2011년 대지진 등 오랜 세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도요다 사장의 집념의 상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작년 11월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자동차 경주에 출전하는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 블룸버그

그는 2009년 도요타의 CEO에 취임한 후 사실상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이자 최고테스트드라이버 자리를 꿰찼다. 머슬카인 ‘사이언FR-S쿠페(일본명 하치로쿠)’와 ‘렉서스 LFA 슈퍼카’의 시험 주행에도 직접 참여했다.

이는 그동안 거의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창업주 가문의 놀라운 진화라는 평가다.

그는 2009년 일어난 가속페달 결함과 관련해 가진 2010년 초 미국 의회 증언에서 “모든 차에 나의 이름이 있다”며 자리에 있던 의원들을 향해 목소리에 힘을 줬다.

도요타 관계자들은 도요다 사장을 앞세운 광고는 회사의 생동감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시운전을 하다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도요다 CEO가 직접 나서는 데 대한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0년 도요타의 최고테스트드라이버인 나루세 히로시가 고속 주행 시험을 하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후 도요다 사장은 어떤 대회에도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도요다 사장은 지난 3월 3명의 테스트 드라이버와 함께 나타나 시운전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테스트로 보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골프 등 다른 여가 시간도 줄였다.

도요다 사장이 레이서 복장을 하는 것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이유도 있다.

그는 작년 1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사내 컨퍼런스에서 1100명의 딜러와 직원들을 격려할 때도 경주복을 입었다. 경주복의 어깨 패치에는 애견 ‘모리조우’의 만화 캐릭터가 달려있다. 대부분의 CEO는 명함을 내밀지만 그의 명함은 모리조우 패치가 디자인 된 씰 다발이다.

도요다 사장은 직원들을 향해 격려사를 하던 도중 ‘와쿠도키 와쿠도키…’를 연호하며 직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와쿠도키는 가슴이 두근거려 흥분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는 자사에 대한 열정을 표현할 때에 이 말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개발을 시작한 스포츠카 FR-S의 다다 데쓰야 수석 엔지니어는 “도요다 사장에게서 지금까지 볼 수 없는 모습들이 나오고 있다”며 회사를 일으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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