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이유일 대표이사, 벼랑 선 쌍용車에 다시 희망…잃어버린 명성 되찾는다

입력 2012-07-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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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마힌드라와 인수협약 성공 이끌어…법정관리 4년만에 내수판매 4위 탈환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가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크로스오버차량(CUV) 콘셉트카인 'XIV-1'를 소개하고 있다.
2010년 5월,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 인수를 위해 르노삼성이 나섰다는 기사가 재계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마땅한 인수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아 고심했던 쌍용차에게는 꿈같은 소식이었다. 무엇보다 자동차 회사가 인수하겠다고 나선 사실 자체가 쌍용차에게 희망이었다. 국산차, 그것도 다국적 자동차 기업 프랑스 르노를 모기업으로 둔 르노삼성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후보 기업들은 쌍용차 실사에 나섰다. 평택공장과 연구소 등을 살피고 재무상태와 공장가동, 신모델 등을 점검했다.

그러나 최종 단계에서 르노삼성은 인수포기의사를 밝혔다. 서둘러 인도 마힌드라에 매각했다. 그리고 발빠르게 회생작업에 나섰다. 쌍용차는 점진적인 정상화단계로 접어들었다.

2012년 6월 상황은 극반전됐다. 쌍용차는 불과 2년전,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당당하게 나섰던 르노삼성을 내수판매에서 밀어내버렸다. 내수판매 4위. 고작 25대 차이였고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차이다.

그래도 쌍용맨들에게는 25대 차이로 르노삼성을 추월했다는 사실은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다. 기뻐하는 쌍용맨들의 중에는 이유일 대표이사도 있었다.

◇2년전 인수의향서 제출했던 르노삼성을 잡다 = 쌍용차는 지난 6월 내수시장에서 4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45.2% 증가한 4033대를 팔았다. 회사가 내수시장 월간 판매 4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4년 11월 이후 7년 7개월 만이다.

반면 르노삼성은 6월 판매량이 작년동기 대비 57.5% 감소한 4008대에 그쳤다. 쌍용차에 4위 자리를 내주고 5위로 밀렸다.

이유일 쌍용차 대표는 지난 2009년 2월 법정관리에 돌입한 쌍용차의 공동관리인으로 선임돼 회생 임무를 맡았다.

법원에서는 쌍용차의 존폐를 고민하고 있었던 시절이었다. 잘해야 본전이었고 못하면 ‘공중분해되는 회사의 대표’였다는 꼬리표만 남게 되는 셈이었다. 누구보다도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그는 흔쾌히 승낙했다.

이유일 공동관리인은 자리를 옮기자마자 바쁘게 움직였다. 벼랑 끝에 몰린 쌍용차의 손을 잡아줄 다른 기업을 찾아나섰다.

우선협상대상자로 마힌드라가 결정됐고 인수협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그는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다. 2011년 3월 쌍용차 대표이사에 오르게 된 배경이다.

이유일 대표는 수출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내수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신차도 잇따라 내놓았다.

코란도C에 이어 코란도 스포츠, 렉스턴W, 로디우스 유로까지 등장했다. 2008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쌍용차가 신차 봇물을 터트린 것은 4년여 만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쌍용차의 내수 4위와 관련해 ‘단기적인 순위변동’이라는 판단이다. 제품 라인업 상 SUV와 고급 대형차 위주의 판매는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분석이다.

르노삼성의 영업거점이 확연히 많은 데다 하반기에 SM3와 SM5의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다는 점에서 순위는 다시 뒤집어질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9회말 2아웃에 등장한 구원투수 = 그러나 쌍용차의 내수시장 4위 등극은 단순한 판매 순위 변동을 넘어 많은 의미를 지닌다.

법정관리를 거치며 힘들게 회생 노력을 기울인 지 4년여 만의 작은 결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차종이 늘었고 판매도 2002년 전성기 수준을 빠르게 회복해 가고 있다. 내실도 다지고 있다. 힘겨운 시절 내몰렸던 무급휴직자들에 대한 지원을 시작한 것이다.

이유일 대표와 노조 측은 합의를 통해 무급휴직자 지원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올해 임금단체협상 교섭을 통해 무급휴직자에 대한 복지 혜택 확대와 재취업 추진을 위한 지원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유일 대표는 지난 5월 베이징모터쇼에서 기자와 만나 “그동안 무급휴직자 문제에 대해 다각적인 고민을 해왔다. 회사의 일원인 무급휴직자들이 소속감을 잃지 않고 회사의 미래 비전에 공감할 수 있도록 실질적 대책 마련과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현재 추세로는 내년이면 13만대 판매, 2014년이면 16만대를 넘어설 수도 있다. 더 빨라질 수도 있다. 현재는 유휴 인력을 투입하고 생산대수 16만대가 넘어서면 무급 휴직자들을 교육 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이 나온 후 쌍용차는 내수 4위에 올라섰다. 제품개발과 판매, 사회공헌과 무급휴직자을 위한 대책 등 회사의 정상화 작업이 전방위로 이뤄진 덕이다.

내수시장 순위변동은 단기적 성과라는 게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번 보여준 저력은 여전히 쌍용차에 남아있다. 이유일 대표가 쌍용차의 잠재력을 얼마만큼 이끌어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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