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中企 파산으로 내 몬 ‘헬로키티·레고’

입력 2012-07-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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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안동대 교수 김세범, 가명점 대표 이홍이, (주)아이시스컨텐츠 안우진 대표, (주)알코 최계희 대표, 주주 대표 조승연, BM코리아 윤재현 대표가 다국적기업의 시장 침탈을 규탄하고 있다.
다국적기업의 횡포로 국내 중소기업이 부도를 맞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다국적기업피해중소기업모임은 10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덴마크 레고와 일본 산리오의 불법·불공정한 시장탈취 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산리오는 문구·완구 캐릭터인 ‘헬로키티’의 저작권을 갖고 있다.

이날 다국적기업피해중소기업모임의 공동대표인 아이시스컨텐츠의 안우진 대표는 “수년간 노력으로 헬로키티 국내 시장을 5000억원 규모로 키워놨더니 작년에 일본 산리오는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해 왔다”고 말했다.

아이시스컨텐츠는 2008년 산리오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고 헬로키티 캐릭터 사업을 진행해왔다. 산리오코리아에게는 매월 1억원의 업무위탁수수료도 지급했다. 그런데 2011년 9월 산리오는 업무 감사를 진행한다는 이유로 아이시스컨텐츠 및 제조·유통 협력업체들에게 로열티(홀로그램)증지 공급을 중단했다. 로열티증지는 정품인증과 마찬가지로 미부착시 판매가 불가능하다.

산리오 측은 3개월 후인 같은해 11월 23일 아이시스컨텐츠가 매출을 조작해 로열티를 적게 송금했다는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아이시스컨텐츠는 결국 적자 누적으로 11월 28일 부도를 맞았다.

안 대표는 “산리오의 한국법인인 산리오코리아는 (우리 회사가 파산한) 바로 다음날에 아이시스컨텐츠의 거래업체들과 계약을 진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이번 사태는 우리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18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 및 가맹점까지 파탄 위기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2001년부터 장난감 브랜드인 레고 사업을 진행하던 국내 중소기업인 알코도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이날 알코의 최계희 대표는 “레고사는 알코에게 과다한 라이센스피(특허권 사용료)를 요구해 오다 2011년 12월 31일 계약만료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갱신을 거절했다”면서 “이후 한국법인인 레고코리아에서 알코의 가맹점과 계약을 체결해 사업을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알코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레고 워크북 등 150여건의 교육용 콘텐츠를 이용해 전국에 113개의 레고교육센터를 가맹점 형태로 운영해 왔다.

사업초기에는 독점판권을 획득했지만 2008년 레고사의 요구로 라이센스 계약으로 전환한 뒤 매년 수억원의 라이센스피를 지불해 왔다. 알코는 작년 한해만 12억원의 라이센스피를 냈다.

최 대표는 “자체 제작한 교육용 콘텐츠도 레고사에 귀속되는 등 10년간 힘들게 키워온 사업을 한순간에 찬탈 당했다”며 “유일한 수익원을 다국적기업에 빼앗겨 사실상 파산 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중기중앙회는 다국적기업의 불공정 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실태를 파악하는 등 지원에 나선다.

이날 중기중앙회 조유현 정책개발본부장은 “다국적기업이 슈퍼갑의 지위를 남용하는 것은 분명히 시정돼야 한다”며 “다국적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법률지원단 구성과 불공정거래 신고센터 운영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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