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이슈를 선점하는 자가 승리한다

입력 2012-06-1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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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섭 증권부장

우리 사회가 수동적 이슈와 변수에 휘둘리고 있다. 문제는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것이 아니라 대부분 부정적이고 수동적이라는 데 있다.

세계 경제가 그리스 변수에 일희일비를 지속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재정에 찬성하는 신민당이 승리를 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역시 후속적으로 재개될 긴축재협상 등으로 변동성 확대 위험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결코 마음을 놓을 일이 아니다.

국내의 경우에도 대선주자들의 행보, 금융권의 저축은행 인수, 분양가 상한제 등 이런저런 이슈가 있지만 사람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청량제 형태의 이슈는 아니다. 대선 주자들도 이런저런 공약을 내놓고 이슈 선점에 나서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알맹이가 없다. 상대방의 공격을 받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면서 겉으로만 구색을 맞추는 식이다.

우리 산업계도 마찬가지다. 태양광 불황, LED 불황, 신성장 동력 부재, 기업간 기술 유출 사건(LS와 효성,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이건희-맹희 유산 소송, 삼성-애플 소송, 기름값 문제 등 어두운 이슈만이 자리를 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사회공헌 활동이라는 주도적 성격의 이슈는 맛이 간 상태다. 신선도가 떨어졌다.

긍정적인 메시지 전파에 나서기 보다는 여기저기 잣대만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좌파 우파간 극명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고, 모두들 진지하고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주도적으로 Agenda setting에 나서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우리 사회에 빛과 희망을 주는 메시지가 많지 않다.

우리나라 선거 역사를 잠시 들여다 보자. 대안 제시도 하지 않은 채 상대방 의견을 무조건 묵살하는 경우 대부분 선거에서 패배했다. 이명박 시장 후보의 청계천 건설에 막무가내식으로 반대를 했던 김민석 후보는 고배의 잔을 마셔야 했고, 박원순 후보에 네가티브 전략으로 일관했던 나경원 후보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이유가 뭘까. 국민들의 판단과 눈치 수준은 이미 최상위급이다. 반대만을 위한 반대에는 과감히 고개를 돌린다. 잘한 것은 잘한다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지 하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무조건 흠을 잡는데 이골이 나 있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별다는 정책 공약없이 없이 새누리당의 정책을 비판해온 민주통합당은 대표가 갈리고 당의 정체성 위기상황까지 맞았다. 일각에서는 섣부른 진보가 보수의 결집을 불러오게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새누리당은 당명과 로고를 바꾸고 색깔도 과감한 변화를 통해 국민들의 시선잡기에 나섰다. 이미지를 바꾼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민주통합당이 노무현 정권 시절 제기한 한미 FTA 반대에 나서자 국민들은 그냥 좌시하지 않았다. 위험한 거대여당에게 표를 줘서는 안된다는 박근혜 후보의 읍소는 먹혀 들었다.

민심은 예리해질대로 예리해졌다. 지난 2010년 이후 여론조사 결과는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의미를 잘 알아야 한다. 국민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서 흐름을 파악하고,다시 영향력을 행사하는 쪽으로 활용한다.

현재 우리사회는 계층간 세대간 심각한 갈등 상황을 보이고 있다. 요즘 젊은층들은 그들만의 세계가 다른 어느 세대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부모님 세대들은 외환위기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었고, 자연스럽게 현실에 대한 배타적 감정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에게 눈앞에 닥친 현실에서 벗어나 높은 이상을 갖도록 하기 위해 기성세대가 할 일이 무엇일까. 다양화- 전문화를 추구하면서도 사회 전반적인 균형, 구심점을 찾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슈를 먼저 제기하는 쪽은 용기가 있어야 한다. 현안에 대해 깊은 고민도 뒷받침돼야 한다. 여기에 나름의 철학과 안목을 가진 사람만이 이슈를 선점할 수 있고, 분위기를 이끌고 나갈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어쩌면 상대편으로 하여금 공격을 하도록 하는 소신과 배짱이 두둑한 사람을 원하고 있을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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