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근의 스마트學]이통 3社는 ‘낙제기업’일까

입력 2012-05-15 10: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박철근 산업부 팀장

MBC는 지난해 최대 화제프로그램 중 하나인 ‘나는 가수다(나가수) 시즌2’ 방송을 최근 시작했다. 시즌2는 시즌1 방송 당시 논란이 됐던 평가방식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현장평가단 외에도 방청석 평가단과 문자투표를 도입해 공정성을 확보하려고 했으며, 경연의 긴장감 극대화를 위해 방송도 녹화방송이 아닌 생방송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방송의 재미를 추구하다보니 무대의 주인공인 가수들이 서바이벌, 그것도 생방송으로 진행된다는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에 대한 배려는 부족했다는 지적과 함께 평가에 대한 공정성 시비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재계에는 ‘나가수’와 같은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 10일 56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2011년 동반성장지수’를 평가·발표했다. 이 가운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하위등급인 ‘보통’, ‘개선’ 등급을 받았다.

통신 3사는 현재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실천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동반성장지수 평가방식이 서비스업종으로 분류되는 통신3사에 적합했는지 의문이 든다.

동반성장지수를 매긴 56개 기업을 살펴보면 통신 3사와 롯데쇼핑, 이마트, 홈플러스 등 6사의 서비스 기업을 제외하고 모두 제조업종이다. 업종별 기업별 특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동반성장 실천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문제지만, 등급을 매기는 것은 더더욱 잘못됐다.

이동통신 A사 관계자는 “동반성장지수 평가기준 중 동반성장협약 평가(정량평가)는 자금지원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며 “이는 결국 돈 많은 회사가 좋은 평가를 받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통신사들은 밉보일 까봐 속내를 드러낼 수도 없다고 하소연한다.

‘나가수’ 시즌1 때도 음악적 완성도나 평가단에게 제공하는 감동보다도 누가 더 고음을 잘 내느냐가 평가의 잣대가 되면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됐고, 시청률 하락과 시즌1 폐지로 이어졌다.

‘보통’이나 ‘개선’등급을 받은 통신 3사에 별도의 페널티는 없다. 하지만 국내 대표기업 56곳을 등급으로 분류한 이상 하위등급에 속하는 기업들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통신 3사는 지난해 실시된 통신 기본료 인하로 1분기 실적이 전년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총선, 대선 등 선거정국과 정치권으로부터 통신비 인하라는 압력을 받으며 폭리를 취하는 집단으로 치부돼있다. 이런 가운데 동반성장도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않는 기업으로 평가되면서 통신 3사는 한 마디로 나쁜 기업집단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다.

동반성장위는 “56개 기업 모두 동반성장실천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미 등급을 매겨 기업명단이 발표된 이상 동반성장위의 해명은 나가수 제작진의 “나가수 출전 가수들은 모두 가창력이 뛰어난 훌륭한 가수”라는 말처럼 ‘눈 가리고 아웅’식의 발언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음주운전 걸리면 일단 도망쳐라?"…결국 '김호중 방지법'까지 등장 [이슈크래커]
  • 제주 북부에 호우경보…시간당 최고 50㎜ 장맛비에 도로 등 곳곳 침수
  • ‘리스크 관리=생존’ 직결…책임경영 강화 [내부통제 태풍]
  • 맥도날드서 당분간 감자튀김 못 먹는다…“공급망 이슈”
  • 푸틴, 김정은에 아우르스 선물 '둘만의 산책'도…번호판 ‘7 27 1953’의 의미는?
  • 임영웅, 솔로 가수 최초로 멜론 100억 스트리밍 달성…'다이아 클럽' 입성
  • 단독 낸드 차세대 시장 연다… 삼성전자, 하반기 9세대 탑재 SSD 신제품 출시
  • 손정의 ‘AI 대규모 투자’ 시사…日, AI 패권 위해 脫네이버 가속화
  • 오늘의 상승종목

  • 06.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934,000
    • +0.54%
    • 이더리움
    • 4,984,000
    • -0.38%
    • 비트코인 캐시
    • 553,500
    • +1.37%
    • 리플
    • 693
    • -0.57%
    • 솔라나
    • 189,900
    • -0.16%
    • 에이다
    • 546
    • +0.18%
    • 이오스
    • 813
    • +0.49%
    • 트론
    • 165
    • +0.61%
    • 스텔라루멘
    • 133
    • +0.76%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800
    • +1.13%
    • 체인링크
    • 20,360
    • +0.39%
    • 샌드박스
    • 469
    • +2.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