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정보기관] 나를 지켜보는 보이지 않는 눈

입력 2012-04-0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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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영화속의 얘기가 아니다. 냉전은 끝났지만 전세계 정보기관은 오히려 더욱 바빠졌다.

구소련의 붕괴 이후 이념을 바탕으로 한 국제 갈등은 사라졌지만 주요국의 정보기관은 지각변동을 겪은 이후 역할이 더욱 확대됐다.

냉전 시대 각국의 정보기관들은 적국의 군사 및 국가기밀에 대한 정보 수집력에 주력했다.

그러나 동구권 정보기관의 상당 수가 해체됐을 뿐만 아니라 정보기관의 주 임무 대상도 변했다.

글로벌 정보기관은 경제를 비롯해 테러 민족 문화 등 전방위적인 정보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구소련의 국가보안위원회(KGB) 등이 전격적으로 축소된 반면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일본 이스라엘 등 민주주의 국가들의 정보기관이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간부 암살 사건은 세계 정보기관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는 계기가 됐다.

당시 첩보영화를 방불케하는 사건의 배후 세력으로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Mossad)가 지목되면서 두바이 당국은 이스라엘인의 두바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는 한동안 잠잠했던 글로벌 정보기관의 활동으로 이목을 쏠리게 했고 경제와 안보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건으로 기록됐다.

전세계 정보기관 중 특히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고 있는 곳은 세계의 경찰을 자임하는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이다.

CIA는 구소련의 붕괴 이후 주력 분야를 경제첩보 활동으로 전환하는 한편 최근 수년에 걸쳐 한국어를 비롯해 중국어와 아랍어 능통자 확보에 나섰다.

과거 첩보 확보에서 비중이 크지 않았던 중국이 G2로 부상하면서 이에 대한 경계와 함께 북한 핵문제, 대 중동정책 수립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CIA는 이들 국가에 대해 최첨단 장비를 사용하여 신호를 포착하는 ‘시진트(SIGINT)’를 넘어 정보원이나 내부 협조자 등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휴민트(HUMINT)’를 통한 최고급 정보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마스 주요 지도자들의 암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모사드는 '작지만 최고의 정보력을 지닌 조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이어지고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모사드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정보의 집중화 또는 양극화가 가속화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고급 정보를 빨리 얻고 이를 독점하는 행태가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연방보안국(FSB)과 총정보국(GRU)의 영향력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FSB는 1991년 구소련 해체 이후 비밀경찰이었던 KGB의 역할을 이어받았지만 주 업무는 간첩 탐지 및 국경수비에서 경제와 정보산업 분야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화교들의 방대한 네트워크를 활용한 중국의 정보 능력이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는 세계 해킹 공격의 중심지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국은 국가안전부를 중심으로 매년 수천명의 중국 외교관과 유학생, 기업가 네트워크를 구축해 해외의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국가안전부가 해외에 파견한 스파이가 60만명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첩고기관 국가정보원은 1961년 6월10일 중앙정보부로 시작해 국가안전기획부와 국가정보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원훈은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에서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으로 바뀌었다.

국정원은 정치 사찰과 공작, 인권타압으로 독재정권의 하수기관 역할을 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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