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재벌해체론']변화하는 재벌들

입력 2012-03-1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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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철수하고 일감몰아주기 근절…中企 동반성장 강화, 취약계층 채용 확대

우리나라 재벌그룹들이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연 것도 바로 재벌인 대기업들의 힘이다.

하지만 경제력 집중과 탐욕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재벌 스스로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그 때문이다.

재벌가 2,3세들이 빵집은 물론 라면, 순대, 떡볶이사업까지 진출한 것은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도를 넘어섰다.

오너를 포함한 재벌가의 불법·탈법적 행태가 끊이지 않고 있는 점도 재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키우고 있다. 불법 증여나 편법 상속을 통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사례도 우리 사회의 반재벌 정서를 확산시키는 이유다.

최근 대기업들이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골목 업종’에서 잇따라 철수한 것은 변화하려는 작은 움직임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 이부진 씨가 운영하는 호텔 신라가 제과 커피 사업에서 손 떼기로 했고, LG그룹 고 구인회 창업주의 3남인 구자학 회장이 운영하는 아워홈도 순대 청국장 소매시장에서 철수한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관행 철폐도 늦었지만 반길만 하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은 오는 2분기부터 시스템통합(SI)·광고·건설·물류 분야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자제하고 비계열 독립 기업에 사업기회를 개방하기로 했다.

비계열 독립기업은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지 않고 공정거래법상 계열회사가 아닌 회사를 말한다.

SI·광고·건설·물류 등 분야는 그동안 일반 중소기업이 아예 응찰할 기회를 찾기 어렵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

삼성과 LG가 SI 등 일부 사업 부문에 경쟁입찰을 도입해 중소기업에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고 계열사 물량에 안주해온 일부 대기업이 경쟁력을 키우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특히 경쟁입찰을 통해 중소기업에 똑같은 기회를 줘 대·중소기업간 공생 생태계 조성, 사업 기회 확대를 통한 기업가 정신 발휘, 역동적 경제·지속적 경제성장 등 ‘3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삼성 등 일부 대기업들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정부 압박이 심해지자 소모성자재구매대행사업(MRO)에서도 철수했다.

삼성 관계자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또는 상생협력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비핵심사업에서 철수함으로써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대기업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변화할 것이냐는 점이다. 대기업은 정부와 정치권 압박에 ‘울며 겨자먹기’로 했던 결정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일 필요가 있다.

‘골목 업종’에서 철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골목 업종까지 손대려는 발상이 나올 수 있었던 것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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