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다다른 여야 총선 공천 무엇을 남겼나

입력 2012-03-16 09:59 수정 2012-03-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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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국회의원 총선거에 대한 정치권의 공천에는 쇄신도 감동도 없었다.

여야가 공천의 절대기준으로 삼았던 ‘도덕성’과 ‘경쟁력’은 실종된 지 오래고, 측근심기와 돌려막기로 일갈됐다. 각 당 지도부 내에서도 공천 결과에 반발해 여러 차례 목소리를 내며 금방이라도 사퇴할 것처럼 액션을 취했지만, 그 뿐이었다.

◇ 3%가 30%를 이기다 = 이번 공천 과정에선 특별한 사유가 없음에도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후보가 경쟁력 1등 후보를 잇달아 밀어내는 사례가 속출했다.

‘표적 배제’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서울 중랑갑의 새누리당 유정현 의원은 공천심사용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37.6%가 나왔지만 3.1%에 그친 비례대표 김정 의원에 공천을 내줬다. 유 의원은 친이계, 김 의원은 친박계다. 도봉갑에선 신지호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2위 후보를 28%포인트 차로 따돌렸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다.

민주당에서도 광주 서갑의 송갑석 후보와 조영택 의원이 줄곧 여론조사 1, 2위를 지켰지만, 4%대에 그친 장하진-박혜자 후보 간 경선을 치르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 도덕성 실종 공천 = 여야가 공천심사 우선가치로 내세운 도덕성 잣대는 고무줄 적용됐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최측근인 이성헌(서울 서대문갑) 의원은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음에도 공천됐고, ‘수해골프’ 파문으로 제명됐던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전 경기도당위원장은 최근 복당한 뒤 공천을 챙겼다.

손동진(경북 경주), 김근태(충남 부여·청양), 김학용(경기 안성), 유상곤(충남 서산·태안) 후보 등도 수사를 받거나 비리 전력이 의혹이 일고 있는 인물들이다. 새누리당은 또 2006년 지방선거 때 열린우리당 구로구청장 예비후보로 나섰던 강요식씨를 서울 구로을에 공천해 ‘철새’ 논란을 낳았다.

민주당도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적이 있는 신계륜 전 의원을 야당 강세 지역인 서울 성북을에 공천하는 등 비리전력은 공천에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 부랴부랴 공천 취소 = 공천을 확정했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뒤늦게 공천을 철회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새누리당은 최근 서울 강남갑의 박상일, 강남을의 이영조씨 등을 전략 공천했다가 이들의 삐뚤어진 역사의식이 뒤늦게 논란이 되면서 공천을 철회했다. 민주당도 각종 비리의혹으로 공천 과정에서부터 논란을 일으켜 온 전혜숙(서울 광진갑), 이화영(강원 동해·삼척) 의원의 공천을 취소했다.

◇ 실패한 국민경선 = 민주당은 여론의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해 ‘국민경선’을 선점했다. 그러나 곳곳에서 동원 의혹이 불거졌고, 광주 동구에선 불법으로 선거인단을 모집하던 사실이 적발되자 한 후보측 관계자가 투신자살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전남 고흥·보성 지역 경선에선 여론조사에서 22.2%로 1위를 기록한 장성민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5.6%에 불과한 5위 김승남 예비후보에 패하는 일도 있었다. ‘동원력’이 경선을 좌우한 결과다.

◇ 돌려막기로 후보 구제 = 특정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한 후보를 다른 지역으로 공천하는 등 돌려막기도 가관이다.

부산 진갑에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나성린 비례대표 의원(현 비례대표)은 서울 강남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배제되자 부산 중·동구 공천을 신청했다. 그는 여기서도 밀렸지만 인접 지역인 진구갑에서 공천을 따냈다.

서울 용산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배은희 의원은 낙천된 뒤 정미경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수원을(권선) 공천을 받았다. 노철래 정진섭 손숙미 의원 등도 비슷한 케이스다.

민주당도 서울 강남을 경선에서 정동영 상임고문에 패한 전현희 의원을 송파갑에, 경기 군포에서 밀린 안규백 의원을 서울 동대문갑에 각각 공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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