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제 추진하는 재정부의 고민

입력 2012-02-2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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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요즘 8-5제(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 시행을 위한 검토 작업이 한창이다. 8-5제는 생산성이 낮은 한국의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언젠가는 도입해야한다는 평이지만 부처 간 이견, 산업계 반대로 반발이 만만치 않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같은 상황에서 박재완 재정부 장관이 나섰다.

박 장관은 지난 20일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정시 퇴근을 하라고 독려하면서 8-5제 등 유연근무제 도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현행법상 부처의 출퇴근 시간은 책임 장관이 결정할 수 있어 공공부문 전반으로 도입하기 전 재정부부터 우선적으로 시행해보겠다는 것이다.

사실 박 장관은 오래 전부터 8-5제 시행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 지난해 7월 유연근무신청서를 제출, ‘1호 유연근무 장관’으로서 8-5제를 직접 실천해 왔다. 박 장관이 이같이 남다른 애착을 보이는 것은 지난해 6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내수활성화 국정토론회에서 8-5제 아이디어를 직접 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김규옥 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은 최근 8-5제 시행을 위한 여러 안을 검토하는 것은 물론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재정부 내부 전용 메신저 ‘모피스’에 기록된 직원들 로그인·로그아웃 시점 5일치 통계를 뽑아 그래프로 분석했다.

조사결과 오전 9시 출근 로그인 횟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가 오후 6시 퇴근 로그아웃이 크게 증가하고, 다시 오후 9시쯤 로그아웃한 이들이 많았다.

즉 오후 6시까지 일을 마치지 못한 공무원들이 저녁식사를 하고 다시 복귀해 겨우 몇 시간 일하고 귀가 한다는 것. 이에 따라 그는 식비 낭비는 물론 일의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8-5제를 도입하면 효율성이 높은 아침 근무시간을 3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리고, 퇴근시간이 당겨진 오후에는 직원들이 좀 더 강도 높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과 자기계발 시간을 챙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내수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또 오전 7시30분은 돼야 문을 여는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데려다 줘야 하는 여성 직원들의 경우에는 9-6제로 유연근무를 실시하면 돼 조금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

하지만 정부가 오는 2015년까지 전체 노동인구 중 30%가 스마트워크(smart work;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근무 형태)를 실시할 방침인 상황에서 시간을 못 박는 8-5제는 정책 방향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올 연말 세종시로 이주하는 재정부가 8-5제를 시행하게 되면 현지거주가 불가피해 ‘강제이주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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