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화장품 업계 ‘상도의’는 사라졌다

입력 2012-02-0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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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제품을 모방한 제품을 내놓고 ‘자사 제품이 더 좋다’는 식의 도발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상도의를 빈번하게 무시해왔던 미샤가 ‘대기업의 횡포’에 분노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영필 에이블씨엔씨(미샤화장품) 대표는 최근 온라인 고객 커뮤니티에 ‘나는 분노합니다’라는 장문의 글을 올리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상황을 정리하면 미샤가 LG생활건강의 방해로 여러 잡지사 광고노출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것. 미샤는 지난해 11월 S패션잡지를 포함한 잡지사 4곳과 프리미엄 지면에 1년간 광고를 싣기로 계약지만 S패션잡지 2월호에서 제외됐다.

LG생건 측에서 해당 잡지사들에 ‘고급 브랜드인 오휘 다음 지면에 중저가 미샤가 들어가는 것은 격이 맞지 않는다’며 미샤를 빼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또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LG생건 계열 브랜드의 광고를 빼고 S잡지 대행 제작도 중단하겠다고 했다는 것. 이와 관련 LG생건 측은 프리미엄 지면은 고급 브랜드가 선점하는 게 원칙인데 미샤가 앞쪽에 있어서 더페이스샵 광고를 함께 넣어달라고 요청했을 뿐 광고중단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만약 미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자본의 힘을 동원해 동종업체를 위협한 엄연한 대기업의 횡포에 속한다. 또 단순히 상도의를 무시한 처사를 넘어서 공정거래법 위반이 될 소지도 농후하다.

그러나 미샤를 향한 업계 시선도 좋지만은 않다. 그동안 타사제품과 똑같이 만든 제품을 내놓으며 광고·카피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고가 특정 브랜드’를 비난하는 등 동종업계를 무시해왔기 때문이다. 미샤의 행보는 상법에 위배되는 사항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상도의를 무시했다. LG생건의 행동은 상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짙다. 몰상식한 행위를 일삼는 국내 화장품 업계에 밝은 미래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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