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위기론 재강조 왜?

입력 2012-01-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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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안주=도태’로 이어져…2세 경영확대도 시기상조 언급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2’를 참관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연초부터 위기론을 강조하면서 조직에 긴장감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는 등 소위 ‘잘 나가는’ 기업이 됐지만 긴장의 끈을 놓치면 금세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세계 최대가전전시회인 ‘CES 201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말 앞으로 몇년, 십년 사이에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금방 뒤지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 긴장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을 따라가고 앞서가는 것도 몇개 있지만 더 앞서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평소 위기의식을 강조해왔다. 지난 199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다 바꿔라’고 말한 신경영을 시작으로, 지난 2007년에도 중국은 추격하고 일본은 앞서간다는 ‘샌드위치론’을 역설하면서 임직원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회장은 “일본은 지금은 힘이 좀 빠진 것 같고 중국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을 쫓아오기에는 시간이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일본기업의 선례를 보면서 지금 잘 나가는 삼성전자도 조금만 현실에 안주하면 힘이 빠져 후발기업들로부터 추격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빠른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는 예상하지 못한 변화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기존 사업의 성장 정체와 신사업의 생존주기 단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는 등 미래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위기감은 경영권 승계시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재용·부진·서현 등 세 자녀의 경영확대에 대해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며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세 자녀가 대처하기에는 아직 경험과 실력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경영진에게 더 깊이 미래를 직시하고, 더 멀리 보고, 더 기술을 완벽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장기적 발전전략을 가지고 선행투자가 이뤄져야 추격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삼성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이 회장이 ‘위기’를 강조하고 나면 삼성은 한 단계씩 발전했다”며 “지속되는 미래와 위기에 대한 이 회장의 강조가 삼성이 더욱 탄탄해질 수 있는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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