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韓·佛 오래전부터 친구였다

입력 2011-12-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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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비라드 에실로코리아 대표이사

2006년부터 한국기업과 프랑스기업의 조인트벤처회사인 ㈜에실로코리아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는 한국에 온지 어느덧 6년여가 되었다. 올해는 특히 양국 관계에 대한 뉴스가 많았고, 한국에서 살고 있는 프랑스 사람인 나는 프랑스-한국 합작회사의 CEO 입장에서, 그리고 한국의 매력에 푹 빠진 외국인의 입장에서 프랑스와 한국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CEO로써 생각해 본 한국과 프랑스의 올해 가장 큰 이슈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5월 프랑스를 방문하여 프랑스와 한국의 무역을 세 배로 늘리겠다는 도전과제를 발표하며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에서 6여년동안 기업을 운영한 나에게 이 말은 매우 와 닿는 말이다.

프랑스와 한국의 경제협력은 성공적으로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7월에 발효된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의 결과 7-8월간 양국간 교역금액이 작년 동 기간 대비 64% 증가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프랑스 안경렌즈를 판매하는 기업 CEO로써 각종 관세·비관세 장벽이 철폐되어 교역 및 투자환경이 크게 개선된다는 것은 매우 희망적인 이야기다. 한국에는 프랑스의 렌즈를, 프랑스에는 한국의 좋은 렌즈가 활발히 교류가 될 수 있고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더 나아가 서로의 기술을 통해 세계 1등 제품을 공동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한국에 사는 프랑스인으로써 올 한해 느낀 부분은 경제관련 이슈가 신문의 헤드라인을 차지하며 양국의 발전적인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직도 일반인들이 느끼는 양국관계는 멀다는 것이다.

한국의 동료들, 고객들 그리고 친구들과 대화하다 보면 한국인들에게 프랑스는 매우 떨어져 있는 나라다. 한국의 중년층은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프랑스 군인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젊은층은 에펠타워, 프랑스 영화, 이다도시와 값비싼 와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두 TV에서 보여지는 것들일 뿐 실제 삶 속에 있는 프랑스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한국인의 삶 속에 프랑스는 깊게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서울에서 부산에 가기 위해선 5시간 이상이 소요되었지만 프랑스 기술에 의해 개발된 KTX 고속철도를 타면 3시간 이하가 소요된다. 한국의 기술에 의해 프랑스인의 일상 생활을 변화된 사례도 있다. 여전히 많은 프랑스인들이 한국에 대해 모르지만, 삼성의 스마트폰은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제품이고, 한국 자동차의 브랜드 또한 매우 유명하다.

필자도 프랑스와 한국의 관계를 위해 자그마한 일을 하나 하고 있다. 필자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한국 문화나 여행지에 관한 정보를 얻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에 살면서 남한산성, 단양팔경, 수원 성곽 등 프랑스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문화와 여행지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혼자만 알기엔 너무 아까워 4년여전부터 프랑스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으로나마 친한 친구, 가족에게 한국을 알리고자 했던 작은 활동이었는데 이제는 나의 블로그를 보고 한국을 찾는 프랑스 여행객도 생겨 블로그 활동에 책임감을 느낀다.

한국과 프랑스는 이처럼 이미 서로의 삶 속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화적 측면에서도 한류가 프랑스에도 전해지고 있다. 2011년을 돌아보면 프랑스와 한국간 이루어지고 있던 작은 활동들이 성과를 보여주는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는 부분도 많다. 나라간 진정한 관계는 경제적 협력관계와 더불어 서로의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함께 더해져야 한다고 본다. 2012년 프랑스와 한국이 모든 면에서 가까워지는 해가 되길 바래본다.

/크리스토프 비라드 에실로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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