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폭풍전야' 같은 신도시·강북 주택시장 가보니…

입력 2011-12-12 07:47 수정 2011-12-1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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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 터져준다면…" 기대감만 무성

“대책이 나온 뒤 더 조용하다. 마치 ‘폭풍전야’ 같다. 강남에서 지진(가격 상승)이 나기만 기다리고 있다.”(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L중개업소 대표)

12·7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사흘이 지난 10일. 분당신도시 정자동 상록·느티마을 단지 일대는 마치 ‘태풍의 눈’ 같았다. 기온이 영하권을 넘나들던 이날 단지 내 인적 조차 드물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매물이 사라지고 있으나 분당 주택시장은 아직은 힘에 부친 움직임을 보였다. 소형 급매물을 빼면 거래가 뚝 끊겼기 때문. 이러다보니 아파트 단지가 을씨년스런 분위기다. 일부에선 기대감을 피력했으나,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표정이 강했다.

단지 내 L부동산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전세도 안 움직인다. 아파트는 경매만 나온다. 옆 집(부동산)이 안 닫으니 열고 있는 것”이라며 연신 담배만 태워댔다. 신분당선 정자역 개통에 따른 역세권 효과도 없다고 했다.

인근 정자동 파크뷰 인근 P중개업소에 들어서자 “간만에 손님인 줄 알았더니…”라며 실망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12·7 대책에 대해 묻자, 이 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자 양반이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강남 재건축으로나 가봐라”라며 퉁명스럽게 답했다.

그는 강남 재건축 시장 대책인 탓에 분당과 관련이 없다고 했다. 강남과 달리 분당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 지 오래된 데다, 양도세 중과세 폐지해 봤자 일반과세만으로도 양도세가 비싸 혜택이 없다는 것. 실제 정자동에서 중대형을 거래하면 양도세가 2억원이 넘는다.

그는“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 시점이 빨리지면 모를까…”라며 “이번 대책은 강남 재건축을 위한 것이다. 분당은 (정부대책에) 관심도, 기대도 없다”며 짜증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런 분위기는 판교 신도시도 마찬가지였다. ‘강남 맞춤형 대책’이라 신도시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것. 다만 강남 재건축 시장이 살아나면 판교에도 온기가 돌 것이라고 기대했다. 판교동 H부동산 관계자는 “아직 움직임이 없으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판교의 경우 양도세 비과세 시점이 내년이라서 매매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신도시도 큰 차이가 없다. 12·7 대책 효과가 일산 신도시에도 북상하지 않은 분위기다. 현지 부동산에 따르면 강남권 대책이 나오면 수개월 정도 지나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일산 신도시 호수마을에서만 12년째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다는 T중개업소 대표는 “중간에 규제로 선회하면 신도시는 전혀 혜택을 볼 수 없다”며 “강남이 활기를 띠면 일산도 중소형 아파트부터 거래가 시작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강북권 역시 미풍에 그치고 있다. 일부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세 폐지가 과세 중지로 오해하고 문의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12.7대책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차라리 전셋값이라도 더 크게 올라 매매시장이 살아났으면 하는 표정이 더 역력했다. 강북지역의 강남구 대치동이라 불리는 중계동의 중계그린 단지 내 Y공인 관계자는 이날“뉴스를 보고나서 다주택자의 양도세가 사라진거냐고 묻는 거 외엔 (12·7 대책에 대한) 얘긴 없다”며 “토요일에는 이렇게 문을 열어 봤자, 손님이 없다. 놀수 없어 문 연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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