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의 마지막 문턱을 아직 넘지 못하면서 주가도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B금융과 우리금융, 신한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상승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보합에 머물렀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지난 5월 4만5000원대 까지 뛰어 올랐다가 줄곧 3만7000원~3만8000원 대를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외환은행 인수 발표 직후 상승세를 타면서 3만4900원이던 주가는 지난 4월 44% 가량 상승한 5만5000원까지 뛰어오르기도했다.
인수합병(M&A)으로 KB금융, 우리금융, 신한지주 등 금융권 빅3와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지금도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구조적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환은행 인수는 수익성의 근간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모두 이익안정성이 타 은행 보다 높고 두 은행간 합병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돼 시장지배력 확대에 따른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자본효율성 극대화로 경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기존 8.5%에서 12.8%로 상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에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확정'이란 전제조건이 붙어 있다.
하나금융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은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가 론스타에 외환은행 지분 매각명령을 내리겠다고 사전통지하면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곧 마무리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지만 특별히 진전된 것은 없다.
금융위가 ‘조건없는 매각명령’을 내리면 1년여를 끌어온 외환은행 매각 작업은 순조롭게 마무리 되고 주가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정치권에서 징벌적 매각을 요구하고 있고 조건 없는 매각에 대해 여론이 곱지만은 않다는 점에서 금융위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및 증권업계에서는 금융위가 조건 없는 매각명령을 내릴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만약 징벌적 명령이 내려진다면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계약이 무효화되고 론스타가 국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어 상황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또 론스타가 초과 소유지분을 장내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주가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징벌적 매각 명령 결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는 반대 의견을 제기한다.
모 증권사 연구원은 “당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늦어도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여러가지 변수들로 지금까지 왔다”며 “정황상 금융위가 조건 없는 매각 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간의 과정을 살펴보면 결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