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올림푸스, 92년 역사 마감하나

입력 2011-11-0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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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여전·투자자 불안감 팽배…주가 계속 하락하면 존립도 위태

일본 광학기기업체 올림푸스가 분식회계 스캔들로 발칵 뒤집힌 것도 모자라 92년 역사를 접을 위기에 처했다.

1990년대부터 자행돼온 분식회계 사실은 시인했지만 구체적인 규모와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림푸스 주가는 일본 산업 사상 전례없는 장기 분식회계 충격에 8일 29% 폭락한 데 이어 9일에도 20%대 폭락세를 보이는 등 투매현상이 극심했다.

올림푸스는 전날 1000억엔(약 1조4000억원)이 넘는 분식회계를 했다고 인정했다. 기업 인수·합병(M&A) 자금을 부풀리는 등의 회계조작을 통해 1990년대부터 누적된 주식 등 유가증권 투자손실을 메웠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과 신용평가사들은 “영국 의료기기업체 자이러스 등 인수 과정과 금액이 허위로 판명날 경우 올림푸스는 최대 10억달러(약 1조원)의 추가 상각이 불가피하다”며 “그 경우 회사의 존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한 후, 상장이 폐지되면 자신이 갖고 있는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10월 중순 마이클 우드포드 전 사장 경질 이후 올림푸스 주가는 70%나 하락했다.

올림푸스 사태는 일본 최대 증권그룹인 노무라홀딩스의 주가에도 파급했다.

노무라 주가는 8일 14% 넘게 빠졌다. 일본 언론들이 노무라가 올림푸스의 분식회계에 관여했을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불똥이 튄 것이다.

노무라는 장 마감 직후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해 “소문일 뿐 사실이 아니다”며 오랜 세월에 걸쳐 쌓아온 올림푸스와의 관계에 거리를 뒀다.

올림푸스의 주요 주주들은 최악의 사태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2대 주주인 사우스이스턴자산운용의 조시 쇼어즈 수석애널리스트는 “올림푸스가 상장 폐지될 경우 모든 가능한 수단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며 “주주 소송을 포함해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주주인 닛폰생명은 계속 상황을 주시할 방침을 나타내는 것과 동시에, 올림푸스에 대해 재차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사태가 한층 악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올림푸스의 추가 손실 은폐 범위와 영향을 조사 중이기 때문에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한층 더 심각한 문제가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경질된 우드포드 전 사장은 자이러스 등 3사 인수건 이외에 미국의 뼈 재생 관련 기업을 6000만달러에 인수한 건에 대해서도 의혹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사인 신용등급투자정보센터(R&I)의 애널리스트들은 올림푸스가 현재 존속이 위태로울 정도의 상황은 아니지만 신용등급이 계속 낮아지면 파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R&I는 8일, 올림푸스의 신용등급을 ‘BBB+’로 2단계 하향했다. 이는 신용력이 높지는 않지만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R&I는 향후 추가 하향도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시장에서는 올림푸스의 채무 상환 능력은 동일본 대지진과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위기에 처한 도쿄전력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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