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살 길 막막…암운 언제 걷히나

입력 2011-11-0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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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의 직격탄을 맞아 참혹한 3분기 실적을 내놓고 있다.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두운 데다 선박 가격 하락으로 2~3년 후의 전망도 밝지않다는 점에서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진통이 예상된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3분기 매출액은 5조90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377억원으로 36%나 줄었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3분기보다 42.1% 줄어든 2171억원에 그쳤다.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 영업이익이 193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6.3% 감소하며 반토막났다. 매출액도 지난해 보다 4.5% 감소한 2조8389억원이다.

조선업계가 지난 3분기 전세계 발주량의 50%를 차지하며 세계 1위에 오르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실적이 이처럼 부실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전분기 부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조선업은 특성상 수주 성과가 2~3년 늦게 반영된다.

실제로 지난 2009년 한해 국내 신조선 수주실적은 총 49척으로 141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 그쳤다. 전년대비 90% 감소한 수치다. 이는 지난 1993년 이후 17년 만의 최악의 실적이었다.

발주량도 크게 감소했다.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1억톤 가량의 대량 발주가 있었던 조선업계는 2009년 2800만톤, 2010년 7100만톤에 머물렀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지난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작년동기 대비 각각 10%, 7% 감소하는 기록을 이미 경험했다.

수주를 했다고 해도 선박가격이 너무 낮아 마진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선박 건조 물량 증가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 이후 수주한 저선가 물량의 매출이 반영된 데다 강재 가격 인상까지 겹쳐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저가수주 영향이 내년 이후까지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9년 4분기 이후 수주한 저가 선박 매출의 비중이 증가해 내년 3분기까지 실적이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내년 수주 규모는 올해보다 35% 가량 감소한 307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후판 가격의 인상도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4월 후판가격을 톤당 95만원에서 111만원으로 16만원 인상했다.

지난 2009년 저가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중공업 업체들로서는 선박 제조 원가에서 약 15~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까지 강세가 지속돼 속이 탈 수 밖에 없다. 이는 고스란히 3분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여기다 산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수요부진과 환율변동에 지친 철강업계가 연말을 앞두고 가격 인상 카드를 조심스레 내밀고 있어 조선업계의 시름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현재 선가가 낮은 수준이어서 올해 수주하는 선박가가 실적에 잡히는 2~3년 후의 상황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은 올 초 사장단 회의에서 “지난 2008년 선가를 고점으로 할때 올해 선박값이 25% 가량 하락했다”고 말했다.

올해 우리나라의 선박 수주량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2~3년 후의 실적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없는 이유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이같은 저가 선박 수주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비조선 부문을 강화했지만 이 분야의 실적 부진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악화됐다.

현재 조선업계 빅3의 누적수주량은 올해 목표치를 초과하거나 목표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0월말 현재 드릴십·액화천연가스(LNG)선 등 특수선과 해양설비 수주에 힘입어 총 148억달러의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목표치인 115억달러를 29%나 초과달성했다.

올해 수주목표액이 110억달러인 대우조선해양의 누적 수주액도 현재 기준 125억달러로 목표액을 15%나 초과했다.

현대중공업도 9월 말 기준 전년동기 대비 약 58% 증가한 220억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 연간계획 266억달러 중 83%를 이룬 상태다.

전 연구원은 그러나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발주 시점 연기 등으로 인해 내년 조선업체들의 수주 규모가 올해보다 35%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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