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경쟁력이다]⑥대우건설, 해저 침매터널 시공 기술 세계 최고

입력 2011-10-2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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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신기록 5개 보유한 거가대교 건설…48m 깊이 침매터널 불가능을 가능으로

▲거가대교
“48m 깊이의 바닷속에 침매터널(해저터널)을 건설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대우건설이 지난 2004년 부산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로의 일부 구간(3.7km)을 침매방식의 해저터널로 잇기로 했을 당시 네덜란드 협력사는 이런 답변을 내놨다. 침매터널 시공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의 진단이었다. 대우건설 경영진은 당혹스러웠다. 부산신항만에서 해외로 나가는 선박의 항로일뿐 아니라, 인근 해군부대의 작전지역에 포함돼 바닷속 침매터널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는데 시공도 하기전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그러나 해저터널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판단한 대우건설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빨라 일반 침매공법으로는 공사가 불가능한 만큼 정밀 접합이 가능한 특수크래인을 자체 제작하는가 하면 침매 함체(도로)를 정확한 이치에 내려놓는 신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개통한 거가대로가 5가지의 세계 신기록를 보유한 것도 이런 대우건설의 기술력과 도전정신이 가져다준 결실이었다.

▲가덕해저터널 내부
◇ 세계 최심, 최장 침매터널 = 대우건설이 시공한 거가대로는 2004년 12월 착공했다. 지난해 12월 준공까지 6년이 걸렸다. 대역사에 투입된 총 사업비만 무려 2조6344억원에 달한다.

거가대로의 주요시설은 침매터널(3.7㎞), 사장교(3.5㎞-주예비교 1.87㎞, 부예비교 1.65㎞), 육상터널·교량(1.0㎞)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3.7㎞의 가덕해저터널(침매터널)은 국내 최초로 침매공법을 사용해 부산 가덕도와 중죽도 사이를 이은 것으로 대우건설 기술력의 결정체다. 실제 네덜란드 관계자는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한 공사”라고 고개를 가로 저었고, 일본은 입찰을 포기하기도 했다.

해저터널 구조물인 침매 함체(도로)는 통영에 위치한 안정제작장에서 만들어졌다. 바다에 띄워 예인선을 이용해 끌고가 가라앉힌 다음, 바닷속에서 서로 연결시켜 터널로 완성한 것이다.

침매 함체 1개는 길이 180m,너비 26.5m,높이 9.75m의 왕복 4차선 터널구조물로 무게만 4만5000~5만t 규모다. 함체를 세우면 약 64층 규모의 아파트 높이와 맞먹는다. 하나의 함체에 타설되는 콘크리트는 아파트 102㎡형을 기준으로 460가구를 지을 수 있고, 철근은 970가구를 지을 수 있는 물량이 들어갔다. 침매 함체(1개)의 제작비가 100억원이 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국제특허도 3개…토목공학계‘주목’= 거가대교 침매터널은 총 18개의 함체를 이어 붙였다. 조성된 함체는 내부에 균형 탱크를 만들고 양끝을 임시벽으로 막아 하나의 잠수함과 같은 형태로 돼 있다. 선박처럼 제작장에 물을 채워 부력을 이용해 진수한 뒤 바다로 예인하는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됐다.

예인된 함체는 안정제작장 앞바다에 마련된 계류장에서 함체를 연결시키기 위한 각종 장비를 설치하는 작업을 거친 뒤 기상 상황에 따라 부산 가덕도 침매터널 구간으로 옮겨져 바닷속으로 가라 앉혀졌다.

거가대교 침매터널은 세계 최초로 내해가 아닌 외해에 건설되는 해저 침매터널이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수심 48m의 연약지반에 시공됐다. 세계 최장 함체와 세계 최초 2중 조인트 함체 연결 등 5가지 세계 기록과 함께 함체 연결시 공기주입, 침매함체 구간 자갈포설 장비, 함체위치 정밀 조절장비 등 3가지 국제 특허를 따내 토목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침매터널은 깊은 수심에서 거대한 함체들을 5㎝ 이내 오차범위에서 연결시켜야 하는 정밀 공사로 이를 위해 각종 첨단기술이 적용됐다. 침매함체 간의 정확한 위치 파악을 위해 광파위치측정기를 이용한 ‘토털 스테이션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활용했다.

여기에 침매함체 사이에 연결시킨 와이어의 인장각도와 인장력을 센서로 체크하는‘토트와이어 시스템’과 함체에 설치한 정밀송신기 및 수신기를 활용해 위치를 확인하는‘근거리 수중음향 위치추적 시스템’을 함께 사용해 완성도를 높였다.

◇ 거가대교, 첨단 특수공법 다수 적용 = 거가대로(가덕해저터널)와 이어지는 거가대교 역시 첨단 특수 시공법의 집합체다. 교량구간은 158m 높이의 2개 주탑과 104m짜리 3개 주탑 사장교, 그리고 4구간의 접속교로 이루어져 있다. 거가대교는 국내 최초로 3주탑 사장교 형식을 도입했다.  

시공 환경이 열악한 바다의 조건을 고려해 콘크리트 교각 기초인 케이슨(caisson)과 교각 본체, 바닥판 등 주탑을 제외한 모든 부재를 제작장에서 미리 제작한 후 해상장비를 이용해 운반·거치하는 ‘프리케스트(Precast) 공법’이 적용됐다.

이렇게 하면 구조물의 품질 확보는 물론 공기 단축과 환경오염 줄이기가 가능하다.

이외에 해상 및 고공작업의 위험성을 고려해 ‘자동상승거푸집(Auto Climbing Form)’이라는 특수공법을 도입했다. 2주탑 시공 때는 공기단축과 품질관리 방안으로 ‘주탑 가로보 프리캐스트 가설공법’ 등도 적용했다.

케이슨이 놓이는 원지반과 케이슨을 일체화하기 위한 ‘수중그라우팅 공법’, 교량의 내구수명을 100년 이상 확보하기 위한 ‘듀라크리트 설계법’, 상판을 케이블에만 매달려 있게 하는 ‘플로팅데크 시스템 공법’ 등도 거가대교에 적용된 여러 신공법 중 하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교량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침매터널 시공 기술을 보유한 만큼 한중·한일 해저터널 건설공사 참여가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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