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인하에 한미 FTA까지…의료기기 업계‘이중고’수난

입력 2011-10-18 14:38 수정 2011-10-19 09:1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이행법안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를 통과하면서 제약업계에 이어 의료기기 업계도 겹시름에 빠졌다. 정부의 지속적인 의료기기 보험 수가 인하 압력에 한미 FTA로 국산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FTA 발효로 가격이 싸진 수입 의료기기 장비의 국내 시장 선점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006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수행한 ‘한-미 FTA에서의 식약청 대응방안 및 영향분석’에 따르면 의료기기는 한국과 미국 양측이 관세를 즉시 철폐할 경우 5년간 3898억의 추가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건강보험 적자를 메우기 위한 정부의 의료기기 보험수가 인하 정책은 영세한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시름을 더욱 깊어지게 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ESD(내시경적 점막하 절제술)을 건강보험 비급여에서 급여로 전환하면서 ESD 시술에 필요한 의료기기를 제작·수입해 오던 업체들이 낮은 수가로 인해 공급 자체를 중단한 바 있다.

한 중소 의료기기 업체 대표는 “품질에 관계 없이 제조원가를 기준으로 일괄적으로 판매가를 낮추려는 정부 정책은 시장 논리를 무시한 발상”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외국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은 정부의 일방통행식 행정에 수익 감소와 개발의욕 저하 등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향후 고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분야지만 국내 산업 기반은 취약하다. 현재 외국산 장비가 국내 의료기기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병원의 국산장비 보유 비율은 국공립병원 18.1%, 대형민간병원 19.5%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국내 1700여개 의료기기 업체 중 80%가 매출 10억원 미만의 영세 규모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해외 신(新)시장 개척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전략적인 정부 지원과 고부가가치 품목 연구개발(R&D) 노력이 절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순만 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산업팀장은 “의료기기는 한-미, 한-EU FTA로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되는 대표적인 산업”이라며 “대학병원보다는 중소형 병원, 또 선진국 보다는 동남아·중동·남미 지역의 중저가 시장을 타깃으로 제품을 개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프리미엄급 고부가가치 품목 발굴에 주력해야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탕탕 후루후루”·“야레야레 못 말리는 아가씨”…나만 킹받는거 아니죠? [요즘, 이거]
  • 변우석 팬미팅·임영웅 콘서트 티켓이 500만 원?…'암표'에 대학교도 골머리 [이슈크래커]
  • 창업·재직자 은행 대출 어렵다면…'중소기업 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십분청년백서]
  • 서울고법 "최태원, 노소영에 1조3800억원 재산분할"
  • 단독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진흥 직원 절반 '허위출근부' 작성
  • 새 국회 '첫' 어젠다는…저출산·기후위기 [22대 국회 개원]
  • 용산역 역세권에 3.7M 층고…코리빙하우스 ‘에피소드 용산 241’ 가보니[르포]
  • 육군 훈련병 사망…군, 얼차려 시킨 간부 심리상담 中
  • 오늘의 상승종목

  • 05.3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830,000
    • +1.04%
    • 이더리움
    • 5,240,000
    • -0.29%
    • 비트코인 캐시
    • 650,500
    • +0.15%
    • 리플
    • 725
    • -1.36%
    • 솔라나
    • 233,500
    • -0.55%
    • 에이다
    • 623
    • -2.04%
    • 이오스
    • 1,120
    • -0.62%
    • 트론
    • 155
    • -0.64%
    • 스텔라루멘
    • 148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850
    • +0.17%
    • 체인링크
    • 25,260
    • -4.03%
    • 샌드박스
    • 613
    • -1.9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