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성시경 "세월이 입혀진 목소리, 공감하기에 충분하지 않나요?"

입력 2011-09-26 11:00 수정 2011-09-26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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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오히려 가을이 그를 기다렸다. 발라드 가수들이 봇물 터지듯 나오는 가을이지만, 정통 발라드 가수들의 컴백이 뜸했던 가요계이기에, 성시경의 컴백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군 공백까지 합쳐 3년만에 침묵을 깨고 정규앨범 7집으로 돌아온 가수 성시경이 아이돌 홍수 속에서 풍성한 감성을 전할 준비를 마쳤다.

최근 가요계에서 정규앨범을 들고 돌아오는 가수를 찾아보기는 힘들어졌다. 아무리 잘나간다는 가수들도 디지털싱글 앨범 발매로 그치고 만다. 앨범을 낸들 흔히 말하는 ‘장사’가 안되니 해볼 재간이 없는 게 가장 주된 이유. 하지만 성시경은 보란 듯이 정규앨범으로 컴백해 3년간의 공백을 깼다.

“일단 돌아오는게 목표였어요. 사실 요즘 대세인 카라, 유키스 사이에 있으니까 적응도 안되고, 많이 어색하더라구요. 내가 민폐 끼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내가 가야 할 길이 이 길이니까’라고 생각하고 돌아왔습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는 음악으로 팬을 만날 준비를 마친 설렘마저 느껴졌다.

긴장한 듯 상기된 얼굴로 인터뷰 장소를 찾아온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음식을 찾더니 편안하게 먹기 시작한다. 항상 뿔테안경 너머 날카로운 눈빛으로 할말 다할 것 같은 ‘깍쟁이’같은 이미지와는 다르게 털털한 모습이다. 인터뷰 장소에도 청바지에 티셔츠, 화장기 전혀 없는 얼굴로 나타나 기자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를 직접 만나본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이 ‘생각했던 것과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고 이야기 한다. 성시경은 이 말을 들을때마다 “지금도 근거 없이 나를 욕하는 사람들은 나와 식사한번 제대로 해 본적 없는 사람들 일뿐”이라며 덤덤하게 웃어 넘긴다.

그는 예전 앨범과 똑같이 돌아오고 싶었다고 말했지만 주변에서는 7집 앨범을 ‘심심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번 앨범 좀 심심하지 않아? 라는 걱정을 듣는데 기분이 좋더라구요. 전 그냥 예전하고 똑같은 발라드 앨범으로 돌아오는 게 목표였거든요. 저까지 아이돌처럼 화려하고 빠른 음악하면 음악의 다양성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가장 ‘성시경’다운 발라드. ‘성시경’다운 음악 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어요. 제가 성공해야 저같은 발라드 가수들이 또 앨범을 들고 나오려고 할텐데요. 다 아이돌같은 노래만 하면 발라드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어쩌나. 싶더라구요”

대형기획사. 아이돌. 그룹 풍년. 한류 속에서도 당당히 ‘MY WAY’를 외칠 수 있는 유일한 발라드 가수다.

하지만 그에게도 두려움은 있었다. ‘정말 똑같아도 들어줄까... 정말 날 기억해줄까. 뒤처지는 노래로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떨칠 수 없었던 것. 하지만 그는 “그래도 이게 결국은 나니까. 이대로 돌아와야 한다”는 주관을 버리지 않았다. 세상과 적절히 타협하고 시대를 따라 순간 인기몰이에 연연하지 않는게 그의 스타일이다.

성시경은 세련된 외모에 세련된 보이스를 가졌지만 보기와 다르게 ‘아날로그형 인생’을 살고 있다. 인터뷰 도중 투박한 2G폰을 보여주며 “이 전화 때문에 SNS도 못해요. 전 이게 좋아요. 내 생활 다 보여준다고 그게 정말 다 보여주는 것도 아니면서 겉으로만 보여주는척. 가장 싫어하는 일이예요. 난 내 삶이 있는 거잖아요. 내가 감춘다고 감춰지는것도 아니고, 보여준다고 보여지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싶더라구요” 100만 팔로워보다 1명과의 진실한 만남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그다.

‘아날로그형 인간’답게 입대전 펑펑 울며 끝마친 라디오 방송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를 뒤로 하고 돌아온 라디오 ‘FM 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에서 DJ로서의 자리매김도 끝마쳤다.

하루 2시간씩 매일 그 자리에 있으며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없는 라디오지만 그는 “라디오 팬들은 마음이 더 따뜻한 사람들”이라며 “절대 버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라디오에는 사연 하나 보내서 소개되는데까지 일주일씩 걸려도 기다릴 수 있는 정이 있는 곳”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걸어올 힘도 없이 피곤하다가도 라디오부스에 앉으면 다 하게 돼요. 진짜 설명못할 힘이 있다고 할까? 아휴 참, 내가 이래서 아날로그라니까...”

무엇보다 이번 앨범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달라진 성시경 목소리의 ‘톤’이다. “‘예전과 같이 심심한 발라드긴 한데... 뭔가 달라졌어’라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톤’이 좀 달라진 거죠. 제 목소리가 세월을 입었더라구요. 기분 좋은 말이죠. 세월이 입혀진 목소리. 뭔가 공감하기에 충분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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