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순환출자 끊고 '지배구조 쇄신' 나선다

입력 2011-09-14 13:45 수정 2011-09-1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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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형 구조로 개편…'금산법' 요건도 충족

삼성카드가 보유 중인 삼성에버랜드 지분(25.64%)을 처분기로 결정함에 따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와 향후 3세경영시대를 위한 계열분리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14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달 외국계 IB(투자은행)를 중심으로 RFP(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 매각주관사 선정작업에 착수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매각대상 지분은 20.64%이며 블록딜과 IPO(기업공개) 등 다양한 형태의 매각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시기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내년 4월까지 에버랜드 지분 25.6% 가운데 5% 미만을 제외한 주식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에버랜드 지분이 매각되면 ‘삼성카드→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뤄진 순환출자구조가 없어지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커다란 변화가 생기게 된다.

아울러 인수주체에 따라 향후 삼성그룹의 계열분리 시나리오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 1조원대의 인수자금 소요…누가 인수하나=삼성카드가 추산한 삼성에버랜드의 지분가치는 장부가격으로 1조3657억원(주당 213만원)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1조원이 넘는 대규모의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인수 주체가 누가 될 것인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제3자에게 매각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호텔신라, 제일모직 등 삼성그룹의 비금융계열사나 오너 일가가 지분을 되사기로 이면합의를 맺는 파킹형식이다.

이 경우 3세 경영 시대를 맞이해도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에버랜드가 자사주 형태로 인수하거나 그룹 내 비금융계열사들이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한 번에 투입하기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그룹 계열사간 지분매매가 이뤄질 경우 매각 가격의 적정성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이외에도 그동안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 에버랜드 주식을 액면분할 한 뒤 구주매출 방식의 상장이 있지만, 블록딜로 매각하게 되면 에버랜드의 상장가능성은 낮아진다.

◇ 지배구조 개편·계열분리 신호탄인가 = 에버랜드는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다. 하지만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순환출자구조가 끊어질 뿐 이건희 회장 등 오너일가의 그룹 지배력이 약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분매각이 이뤄지면 현재 ‘삼성카드→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진 순환출자구조는‘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의 수직적인 구조로 바뀐다.

하지만 에버랜드의 2대 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25.1%)를 포함한 오너 일가의 에버랜드 보유지분이 45.6%에 달해 경영권 위협 걱정은 안해도 된다.

이에 따라 향후 계열분리를 위한 첫 단추가 에버랜드 지분 매각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오너일가가 향후 에버랜드 지분을 매입키로 하는 파킹계약이 이뤄진다면 이부진 사장이 유력한 인수자가 될 것”이라며 “이후 이부진 사장의 삼성SDS지분을 이재용 사장의 에버랜드 지분과 교환(스왑)한다면 전자·금융부문과 호텔·레저부문의 계열분리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삼성그룹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이 매각되더라도 오너일가의 지배력에는 영향이 없지만 순환출자구조때보다는 지배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계 한 관계자는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수십조원의 자금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향후 계열분리가능성까지 고려했을 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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