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태양광산업 '불황의 그림자'

입력 2011-08-1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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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보조금 축소 및 공급과잉 여파… 美 금융위기 변수도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1 국제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및 전기설비전에서 관람객들이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까지 승승장구했던 태양광산업이 최근 불황의 늪에 빠졌다. 유럽시장 보조금 축소 움직임과 함께 공급능력 과잉까지 겹치며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벌어진 미국발 금융위기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잉곳·웨이퍼 생산업체인 웅진에너지는 두 달째 유학도 사장 주재로 팀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비상경영회의’를 열고 있다. 매달 여는 경영회의이지만 ‘비상(非常)’자가 새로 붙었다. 최근 태양광시장의 업황이 좋지 않다보니 이를 미리 대비한다는 차원이다.

웅진에너지 관계자는 “전체적인 시장상황이 안좋아 연초 목표치에 비해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업계 상황에 유연성 있게 대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잉곳·웨이퍼시장 반응은 그 윗 단계인 셀·모듈 쪽의 부진에서 비롯됐다. 현재 셀·모듈업체의 가동률은 최저치에 가까운 상황. 이에 따라 웅진에너지 뿐만 아니라 넥솔론, 한화솔라원 등 국내 잉곳·웨이퍼업체들에게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웅진에너지는 올 2분기 매출액 807억원, 영업이익 9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143.8%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33.1% 감소했다. 웅진에너지 측은 “태양광 업황 부진에 따른 제품 단가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잉곳·웨이퍼업체들 만의 얘기가 아니다. 폴리실리콘에서부터 발전시스템까지 태양광산업 전체가 불황의 늪에 빠진 지 오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규 투자가 몰리면서 호황을 누렸던 태양광시장은 올 2분기부터 힘을 잃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태양광산업 불황의 원인으로 유럽 재정위기 확산을 꼽는다. 태양광 발전은 아직까지 화석연료발전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태양광업체들은 각국의 정부 보조금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다. 현재까지 유럽은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데,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보조금 축소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유럽 보조금 축소와 함께 지난해 신규투자가 몰리면서 태양광 시장의 생산능력이 급증한 것도 문제”라며 “올 상반기부터 나타난 공급과잉 상태가 수요축소와 맞물려 태양광시장의 불황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LG, 한화 등 국내 대기업이 잇달아 사업진출을 선언한‘태양광 산업의 쌀’ 폴리실리콘 가격도 2분기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1분기 폴리실리콘 가격이 킬로그램 당 79~80달러 정도 됐는데 최근엔 56~58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반기 전망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내년에 독일에서 보조금 축소가 이뤄짐에 따라 올 하반기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해서다. 다만 최근 터진 미국발 경제 위기 상황이 변수라는 지적이다.

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당초 하반기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벌어진 미국발 금융위기가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며 “아직 어떤 식으로 반영될 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국내 태양광업체들 역시 미국발 금융위기 사태에 대해 당장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 대다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큰 영향은 없지만 ‘신용등급 강등’은 유럽 재정위기와 같은 국가 채무 문제”라며 “여파가 한두 달 정도의 단기적인 문제로 끝날 것인지, 유럽으로까지 확산될 것인 지에 귀추가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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