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강등…韓 금융시장 후폭풍 부나

입력 2011-08-0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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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변동폭 확대 속 금융시장·수출기업 타격 우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면서 이미 한차례 출렁했던 한국 금융시장에도 엄청난 파란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경제가 뉴욕증시발(發) ‘검은 금요 일’을 겪은 상황에서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다시 한번 후폭풍을 가져올 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안전 자산인 채권으로 투자자금이 더욱 몰리고 원·달러 환율은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후폭풍 예고= 전문가들은 6일 미국의 경제불안이 심화됨에 따라 미국 경제와 연동성이 강한 한국 경제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미국 더블딥(이중침체)과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최근 나흘간 229포인트나 급락했던 코스피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S&P가 단순히 경고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 국가의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기준인 미국 신용등급을 전격 강등함으로써 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후폭풍을 예고했다.

신용등급 AAA와 AA+는 위험가중치가 거의 비슷하지만, 금융시장에서 받아들이는 심리적 격차는 매우 크다. ‘슈퍼AAA’로 통하던 미국의 AAA가 사상 처음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미국 국채가 완벽한 안전 자산이라는 지위를 상실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의 불안감이 더욱 커져 당장 다음 주 코스피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 먼데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투자증권 신종환 연구위원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결코 좋은 뉴스가 아니고 시간을 두고 낮출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한데다 중요한 트리거(방아쇠)를 당긴 셈”이라고 우려했다.

채권시장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급락으로 전날 국고채 5년물 금리가 0.13%포인트 떨어져 3.77%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중ㆍ장기물 금리가 크게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뚜렷해진 것이다.

미국과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다음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작아진 것도 채권시장의 강세를 예상하는 근거다.

그동안 물가 상승으로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았지만 최근 세계 경제가 불안해진 탓에 금리 동결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환율은 당분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의 중심 국가인 미국의 신용위기가 부각되면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통화 가치도 덩달아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수출기업 타격 입을 듯= 여기에다가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한국 수출기업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외무역 의존도가 큰 한국경제로선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미국이 부채한도협상을 타결해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경기부양이 함께 필요한 시점에서 이 같은 결정을 플러스 요인이 되지 못했다”면서 “S&P의 결정은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은 “미국 경기가 나빠지면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돼 단기적으로는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더 큰 문제는 달러의 높고 낮음을 떠나 변동폭이 확대돼 금융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향후 추이 촉각=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경제·금융당국은 이날 설마했던 사상 초유의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된 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향후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이번 조치가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작업에 착수했으며 7일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당국은 우선 이번 여파로 한국경제에 대한 근거없은 불안심리가 확대재생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며 실효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획재정부 윤종원 경제정책국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일단 좋은 뉴스는 아니다”라며 “시장상황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폭넓게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국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한국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S&P는 미국에 대해 최소 4조 달러의 재정 적자 감소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신용등급 강등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어느 정도 예상한 일로 볼 수 있다”며 “그러나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 달러 변동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성욱 연구위원은 “미국 신용등급도 문제지만 최근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인데 신용등급보다는 기존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중장기적으로 더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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