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의 폭우와 산사태로 인한 인명·재산 손실이 크게 발생하면서 풍수해 보험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풍수해 보험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이어서 이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풍수해 보험 가입건수는 26만건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1757만 가구수 중 1.5%에 그치는 수준이다.
풍수해보험은 폭우, 폭설, 태풍 등에 대비해 드는 보험으로 정부가 가입을 장려하기 위해 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지원해 준다.
화재보험의 특약인 풍수해위험 특약에 가입한 경우도 3만4000건에 불과했다. 의무보험에 들었다는 시늉만 낸 결과 정작 중요한 특약은 가입하지 않은 것. 화재보험 가입건수 46만건 중 10%도 되지 않는 계약이 풍수해 위험을 담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풍수해보험과 풍수재위험 특약을 합치면 29만여건으로 우리나라 총 가구의 1.7%만 가입했다.
이는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종신보험 등 생명보험 가입건수는 총 7639만여건으로 가구당 4.3건에 달한다. 풍수해보험·특약 가입건수(가구당 0.017건)는 이에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선진국은 주택 위험에 대비한 보험 가입을 필수로 여긴다. 미국에서는 주택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힘들 정도다.
보험연구원의 이기형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폭우는 도심에서도 주택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주택 위험에 대비한 보험 가입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