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법 만들면 후유증은 누가…

입력 2011-07-0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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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기업 일감몰아주기에 징벌적 과세 추진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대기업 옥죄기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재계는 기존 상속·증여세법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유사한 과세를 또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관계 정부 부처에서도 ‘정서법’이 ‘실정법’을 압도해 재개정된 법률이 제대로 시행된 적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1일 정부와 한나라당이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에 대해 세금을 물리겠다고 나서자 재계에서는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기존 상속·증여세법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유사한 과세를 또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자유기업원 김정호 원장은 “대기업이 일감을 준 계열사가 사업이 잘 되니까 문제를 삼는 것은 어폐가 있다”며 “해당 계열사에 특별히 비싸게 일감을 줬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런 경우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기획재정부도 최근 국세청, 조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일감 몰아주기 과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지만 현행 상속증여세법상 과세 근거가 부족한 데다 과세 근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총수 일가가 대주주인 계열사에 대기업이 시장가격(시가)보다 고가에 일감을 몰아주는 경우현재 상속증여세법으로도 과세가 가능하지만 이익을 본 계열사 또는 대주주 2,3세가 아닌 모기업(일감을 몰아준 대기업)이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모기업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고가에 일감을 내줘 손해를 본 데다 세금까지 내야 해 이중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

또한 시가로 거래한 경우다. 대기업이 시장가격으로 계열사에 물량을 몰아준 것에 대해 정부는 '어떤 형태로든 증여가 이뤄졌다면 과세할 수 있다'는 과세포괄주의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과세포괄주의 원칙은 2003년 도입됐다.

하지만 지금의 상속증여세법상 증여세 과세 대상은 '무상 또는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 넘긴 경우로 국한돼 있다. 시가에 공급하는 것은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법원 판례로 봐도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논란거리다. 대법원은 2007년 시가거래를 통한 단순한 물량 몰아주기가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비용절감이나 품질개선 등 경제적 이익이 있는 경우엔 물량 몰아주기를 부당지원 행위로 단정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재정부 관계자는 “해외 주요국에서 일감 몰아주기 과세 또는 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지 못했다”며 "'정서법'이 '실정법'을 압도해 제·개정되면 법적 분쟁이 따르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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