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 시장 왜곡 부추긴다"

입력 2011-06-14 13:11 수정 2011-06-1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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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위축, 집값급락, 전세난 악순환

반값 아파트의 대명사로 알려진 보금자리지구 지정으로 인해 인근지역 부동산 시장의 왜곡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심리 악화로 인한 주택거래가 뜸해지면서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13일 부동산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된 인근 지역의 매매거래가 끊기면서 집값하락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5차보금자리 한달 서울강동, 과천 거래줄고 집값 ‘뚝’=보금자리지구를 포함하고 있는 지역에서 시장왜곡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추정분양 가격이 낮기 때문이다.

정부가 서민을 위해 보금자리정책을 펼친 지난 2009년 5월 이후 17여곳의 지구로 지정된 인근지역 집값 대부분이 큰폭으로 하락한것은 이를 방증한다.

실제로 5차 보금자리지구를 포함하고 있는 서울 강동구와 과천시의 집값은 지구지정이후 거래가 큰 폭으로 줄면서 매매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지난달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된 이후 강동구 아파트 주간단위 거래가격은 발표 직후 4주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5차지구지정 발표 직전주인 5월14일과 비교해서는 -0.62%를 기록하며 서울 평균 아파트 값(-0.13%) 하락률의 4배를 기록했다.

과천시 아파트 가격은 더 큰 폭으로 미끄러졌다. 5차보금자리로 지정된 직후 0.29% 떨어진 이달들어 낙폭을 키우며 2주간 각각 0.56%, 0.36% 내려앉았다.

이는 지구지정 이전주인 5월14일 집값보다 1.21% 하락한 것이며 경기권역(-0.17%) 평균 집값보다 7배가 넘게 급락한 수치다.

◇건설사 신규주택 일정 조정하거나 포기=보금자리지구 지정에 따라 수도권 민간분양 시장의 위축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입지나 분양가 측면에서 공공물량인 보금자리와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분양 일정을 조정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10월 보금자리 시범지구인 강남 세곡과 서초 우면 등의 사전예약 실시 직전인 8월과 9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건설사들이 분양을 포기하며 민영아파트 공급물량이 크게 줄었다.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사전예약을 앞두고 서울 등 수도권에서 공급된 민영아파트 물량은 8월과 9월 두달동안 5293가구로 직전달인 7월 한달 7000여 가구보다 줄었다.

서울 강남 세곡과 내곡 등 2차 보금자 사전예약이 실시됐던 작년 5월 이전 상황도 비슷했다. 건설사는 직전 3월과 4월 두달동안 3813가구를 공급했다. 이는 지난 1월 1만3300여 가구에 비해 3배 이상 줄어든 물량이다.

민간 건설사들이 값싼 보금자리 사전예약을 피해 신규분양을 앞당기거나 미루면서 생긴 현상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보금자리가 지속되는 한 기존주택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물론 집값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보금자리 인근지역 주민 반발 확산=이에 따라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된 지역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강동구와 과천시 주민들은 보금자리지구지정을 취소하라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으며 주민공람 실시 거부 등의 실력행사까지 나서고 있다.

서울 강동구 5차보금자리인 고덕과 강일3.4지구 인근지역 주민들은 지구지정 취소를 요청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달 31일 주민열람공고를 하지 않고 있으며 지구지정 취소를 위한 소송을 준비중이다.

과천시민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과천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과천 시민들은 5차보금자리 지구지정 취소를 위해 ‘과천보금자리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보금자리 취소를 위한 주민서명 등을 받고 과천시에 정식 요청했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여인국 시장의 주민소환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과천시 J공인중개소 김기삼 대표는 “과천의 경우 정부청사 이전 등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또다시 주변가격의 85% 수준의 보금자리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거래는 끊기고 집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며 “보금자리 지구지정 이후 인근지역 아파트 소유자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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