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깨끗한 조직 문화 훼손…부정 뿌리 뽑아야"(종합)

나태·비리 질타…오창석 삼성테크윈 사장, 경영진단 결과 책임지고 사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그룹 내 부정부패 척결을 천명하고 나섰다.

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8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이같은 이 회장의 의지를 전달했다.

이는 최근 실시된 삼성테크윈 경영진단 결과를 보고 받은 이건희 회장의 질책성 발언이다.

미래전략실 경영진단 팀은 삼성테크윈의 경영 감사를 실시했고 문제점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건희 회장은 "각 계열사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게 아니냐"며 "앞으로의 대책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잘나가던 회사들도 조직의 나태와 부정으로 주저앉은 사례가 적지 않고 삼성도 예외는 아니다"며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 문화가 훼손되고 있고 감사를 아무리 잘해도 제대로 처벌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감사를 계기로 삼성은 그룹 전체 감사팀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은 "우수한 감사인력을 확보하고 감사 책임자의 직급을 높이고 인력을 늘이고 자질도 높여야 한다"며 "회사 내부에서는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해야한다"고 사장단에 지시했다.

한편 오창석 삼성테크윈 사장은 감사결과에 대해 최고경영자(CEO)로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테크윈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여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삼성테크윈 사장의 책임이 아닌 최고경영자로서 도의적임 책임을 지고 용퇴하는 것"이라며 "후임 대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임시주총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