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감사' 금지령에 주총 앞둔 증권사 '갈팡질팡'

입력 2011-05-09 11:45 수정 2011-05-0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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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출신 신규-재선임 예정 16곳 혼란

저축은행사태로 불거진 금융감독원 출신 감사 선임문제가 증권업계까지 확산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금감원이 ‘금융회사에 금감원 출신 직원들을 감사로 보내지 않겠다’며 감사추천제를 완전히 폐지하고, 기존 금감원 출신 감사들도 연임불가 방침을 정하면서 이달말부터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증권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이에 따라 금감원 출신을 감사로 신규선임하거나 재선임하려고 했던 증권사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금감원 출신의 현 감사의 임기가 남았음에도 새 감사 공모에 나서는 등 증권사 감사시스템의 전면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증권업계는 금융감독원 출신 감사 선임 유무에 따라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금감원 출신 교체·재선임 예정 16社=본지가 42개 증권사의 감사 선임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올해 감사임기가 만료돼 신규선임이나 재선임을 앞두고 있는 증권사는 총 24개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논란의 중심인 ‘금감원’출신 감사의 교체·재선임이 예정된 곳은 16사이다.

금감원의 쇄신안이 없었다면 관례대로 다른 금감원 출신이 감사직을 물려받거나 연임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감사추천제 폐지 등 금감원 출신의 업계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일대 혼란을 겪게 됐다.

이번 논란에서 비금감원 출신 감사를 선임한 증권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우리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처럼 비 금감원 출신의 감사를 선임한 곳은 이번 논란에서 자유로운 상태이다. 또 대우증권처럼 감사의 임기가 여유가 있는 곳도 이번 논란의 직격탄은 피했지만, 현재 분위기가 임기 중인 금감원 출신 감사에게도 불편하게 돌아가고 있어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금감원의 쇄신안 발표에 희비가가 교차되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금감원 출신의 장점마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사들이 사업계획 등을 고려해서 해당분야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라며 “증권사의 감사 자리가 금감원 출신들을 위한 자리로 비춰지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대신증권 감사 내정자 사의=올해 주총을 통해 금감원 출신 인사를 감사로 신규선임하거나 연임시키려던 증권사는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 됐다.

대신증권은 오는 27일 주총을 통해 윤석남 금감원 회계서비스2국장을 감사로 신규선임할 계획이었지만, 금감원의 쇄신안 발표에 따라 이를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미 주총소집 공시를 한 상황에서 금감원의 이같은 방침이 나와 당황스럽다”며 “주총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감사에 적합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지난 8일에는 윤석남 감사 후보가 자진 사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신증권은 주총이 열리기 전까지 후임 감사후보를 선정해야 하는 일이 현실화됐다.

신영증권도 금감원 출신의 김종철 감사를 재선임할 계획이었지만 금감원 출신의 감사들에 대해 ‘연임 불가’라는 입장이 전해지면서 주춤한 상태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지난 4일 열린 이사회에서 결정된 내용(김종철 감사 재선임) 이후 정해진 것은 없다”며 “현재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투자증권도 전 금감원 증권감독국 경영지도팀장인 김석진 감사위원의 재선임을 내부적으로 확정했지만, 이번 금감원의 ‘연임불가’ 원칙이 알려지면서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감사의 경우 그룹의 오너인 김남구 부회장이 직접 스카우트 한 인물이라는 점과 금감원 출신이라는 점이 상충되면서 고민의 깊이가 더 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현대증권, 동부증권, NH투자증권 등 감사의 임기가 만료돼 재선임 또는 신규선임을 앞둔 증권사들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런 금감원의 결정에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금감원과 마찰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현실과 대안찾기의 어려움이라는 두 가지 입장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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