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밟히는 청소년 인권

입력 2011-04-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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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제·상벌점제·강제야자 등 자율권 없어

청소년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 시행된 제도들이 오히려 청소년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일탈을 조장할 우려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상벌점제도, 강제야자 등에 이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청소년 심야시간(0시~오전 6시)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제 등이 청소년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소년 게임 중독을 우려해 도입한 강제적 셧다운제는 청소년 인권과 문화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문화연대는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개정안은 반인권적 법률이자 청소년의 문화적 자기결정권을 법률로 박탈하고,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온라인 통금제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셧다운제는 실효성 여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한 학생은“연령 제한이 있는 게임이라도 PC방에 가보면 초딩들이 대부분 하고 있다”며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하면 막을 방법이 없는데 셧다운제도 똑같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입법학회에서 지난 3월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94.4%의 청소년이 셧다운제가 시행되더라도 주민등록번호 도용과 그 외 다른 방법으로 규제를 피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주민번호 도용으로 인해 청소년들이 성인 콘텐츠에 노출되는 등 또 다른 청소년 문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또한 게임만이 아닌 인터넷까지 규제하면 평소 늦은 시간에 인터넷 강의 등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이 이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명백한 기본권 침해라는 지적이다.

상벌점제와 강제야자 등도 청소년 인권을 짓밟고 있다. 체벌의 대안으로 도입돼 ‘그린 마일리지’로 불리는 상벌점제는 교사의 기준만으로 학생을 평가해 모범생과 문제아로 낙인 시킨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벌점 항목이 60여개에 달하는데 비해 상점 항목은 10개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등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체벌과 체벌금지의 차이는 때리느냐 안 때리느냐의 문제가 아닌, 청소년들의 인권을 교사의 지도에 따라 통제 당해야 하는 비주체적이고 미성숙한 존재로 보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한 관계자는“상벌점제 시행 이후 자신들의 모든 행동이 벌점으로 평가받는 것에 압박감을 느끼고 인권이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일탈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지나친 통제보다는 교육 현실을 잘 파악하고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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