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벤처 1세대 성공신화…꿈은 끝나지 않았다

입력 2011-04-25 11:00 수정 2011-04-2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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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벤처기업 유일의 1조원대 주식 거부이자 국내 온라인 게임 신화의 주인공. 프로야구 제9구단의 구단주. 이처럼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이가 바로 김택진(44·사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이다.

온라인 게임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리니지’라는 단어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엔씨소프트의 대표작이자 온라인 게임의 스테디 셀러이다.

게임중독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그만큼 리니지가 게임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김택진 대표는 현재 엔씨소프트 주식 540만6091주(24.79%)를 보유, 주식가치(4월22일 종가기준)가 1조5731억원에 이른다. 신흥 주식부호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수치다.

게임제작을 통해 삼성, LG, 현대차 등 굴지의 그룹 총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재벌의 반열에 오른 것.

김 대표는 최근에는 야구단 구단주로써 새로운 인생의 첫 발을 내딛었다. 우여곡절 끝에 국내 제9구단을 창단한 김 대표는 어린시절 자신의 꿈과 한국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9구단 창단을 원하던 팬들의 소망을 동시에 이룬 사례로 남게 됐다.

이처럼 다양한 방면에서 성공스토리를 계속 쓰고 있는 김 대표. 최근 증권가에서 엔씨소프트의 주가를 30만원대로 잇따라 상향조정하면서 맨주먹으로 재벌의 반열에 오른 김 대표의 주식가치가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전공 살린 프로그램 개발이 게임개발로 이어져=김택진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재학시절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와 함께 문서작성 프로그램인 ‘아래아 한글’을 개발했다.

함께 개발작업에 동참했던 이들이 한글과 컴퓨터를 세웠지만 김 대표는 한컴에 합류하지 않고 학교에 남았다. 이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에 입사한 김 대표는 미국 보스턴 연구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인터넷과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세상을 접하면서 창업을 결심한다.

김 대표는 1997년 3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출발한 엔씨소프트는 당시 세간에서 성공가능성의 희박하게 점치던 온라인 게임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김 대표는 “당시에는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시기상조로 봤지만, 초고속통신망이 잘 갖춰진 국내 현실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회고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예상은 적중했고, PC방 사업이 붐을 일으키면서 리니지의 인기는 그야말로 달리는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

하지만 리니지 개발 과정에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다. 투자자를 찾지 못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고, 리니지가 인기를 얻을 때에는 조폭들이 회사에 난입해 리니지 아이템을 요구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눈부신 성공은 정치권의 러브콜로 이어지는 등 회사 창업 이후 한 순간도 편안함이 이어진 순간이 없을 정도이다.

◇ 발상의 전환, 승부사 기질이 가져다 준 ‘성공’=흔히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한 통로로 인터넷을 활용했지만, 김 대표에게 인터넷의 의미는 사람들이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환경으로 인식됐다.

김 대표는 한 대학교의 강연에서 “엔씨소프트를 창립한 이유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인터넷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설립목적을 밝혔다.

리니지가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또 다시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 해킹 등 사회문제가 야기되면서 창의력의 대명사가 아닌 사회적 폐해를 발생시키는 이미지가 생기게 된 것.

김 대표는 “아이템 거래가 사회적인 부작용을 낳은 것에 유감스럽다”며 “하지만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새로운 경제와 문화가 형성되는 것은 당연하며, 이 부분에 대해 회사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은 이윤창출이 아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곳이라는 철학을 지닌 그가 이 부분을 간과할 수 없었다.

김 대표는 “게임을 즐기지 않고 현금거래만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창의력의 산실인 게임시장 자체가 파괴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게임에 대한 그의 사랑을 나타냈다.

김 대표의 지인들은 그를 타고난 승부사로 평가한다. 김 대표와 함께 리니지를 개발한 송재경 XL게임즈 대표는 “중대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에 머뭇거리는 일이 없었다”며 “리니지 출시 당시에도 주위의 우려를 만류하고 과감하게 서비스를 개시, 결국 성공에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대학 선배인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도 무서운 집중력의 소유자로 김 대표를 기억했다.

◇ “꿈은 실현된다”... 야구단 구단주로 제2의 인생=김 대표는 지난 3월31일 창원에서 열린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창단식에서 “타이밍이 잘 맞았다”며 창단의 변을 대신했다.

야구광으로 유명한 김 대표의 개인적 바람이 창단으로까지 연결됐지만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그의 인생의 모토가 야구단 창단으로 이어졌다.

온라인의 즐거움을 게임을 통해 실현했다면, 오프라인의 즐거움은 야구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리니지보다 재미있는 야구를 하겠다”며 보는 이도 하는 이도 즐거운 야구를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김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영어교육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엔씨소프트의 인터넷 환경 운영 노하우와 청담러닝의 영어학습 방법론, 학습관리 시스템 노하우를 결합해 온라인 공간에서 현장감 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영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IT를 이용한 가상공간에서 의사소통 체험으로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영어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iHQ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다양한 지적재산권의 제휴 모델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김 대표의 꿈이 어디까지 실현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택진 대표 주요 약력

△1967년 서울 △서울대 전자공학과 △한메소프트 창립(1989년) △현대전자(1991년) △현대전자 아미넷 개발팀장(1995년) △엔씨소프트 창립(1997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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