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廣場에서]정치적 약속을 바라보는 세가지 단상

입력 2011-04-18 08:13 수정 2011-04-1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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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하나=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깜짝가수로 변신, 자칫 말잔치로 끝날 뻔 했던 유세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4.27재보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4일 분당 정자역 광장 풍경이다. 그는 노래 직후 “공천을 반대했던 내가 오늘 ‘쌩쇼’를 한 건 분당은 한나라당이 거저먹는 선거구라 당대표까지 지낸 지도자가 나오기엔 맞지 않다. 좀 더 어려운 선거구에 나가라. 그래서 반대했다”며 지난 갈등을 웃음으로 덮어버렸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기자들 머릿속엔 “강재섭 공천은 과거 5공으로의 회귀다. 그런 인물을 내세운다면 다음엔 서청원, 최병렬도 돌아와야 하나. (그럼에도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한다면 내가 상대편 선대위원장을 맡아서라도 떨어뜨리겠다. 두고 봐라”던 그의 공언이 아른거렸다. 1개월도 지나지 않은 일이다.

◇단상 둘=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기사회생했다. 민주당과 경쟁에서 자당 이봉수 후보를 야권단일후보로 올려놓음으로써 노무현 상징성이 깊게 배인 김해를 거점화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야권은 물론 시민사회와 여론의 숱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독기로 버텨낸 결과다. 사실상 지난 6.2지방선거 과정의 재연이었다. 당시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그는 “민주당이 제안하는 어떤 경선방식이라도 수용하겠다” 나아가 “경쟁방식을 시민사회에 위임하겠다”고까지 했으나 정작 협상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태도는 180도 달랐다. 시민사회 중재안을 수차례 거부하다 협상결렬 직전 자신의 여론조사 안이 받아들여진 뒤에야 합의서에 최종 사인했다. “개인의 이익보다는 당의 이익을, 당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요구를 먼저 생각하겠다”던 그의 공언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단상 셋=한·EU FTA 비준동의안이 외교통상통일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표결에 부쳐진 15일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은 여야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기권표를 행사, 부결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한나라당의 당혹감은 컸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즉각 원내비상회의를 소집, 대책을 논의했고 소속 의원들은 너나할 것 없이 홍 의원의 돌발행동에 손가락질을 해댔다. 홍 의원은 표결 직후 기자와 만나 “개인적으론 한·EU FTA를 찬성한다”면서도 “(여당의) 일방적 강행처리에 반대해 기권표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여당 소장파들로 구성된 ‘국회 바로세우기’ 소속으로, 이들은 지난해 예산안 파동 직후 성명을 통해 “향후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을 것을 의원직을 걸고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함께 성명에 동참했던 의원들 대다수마저 홍 의원 행동을 “오버”라고 지적하는 등 그의 약속이행은 평가절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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