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정욱 “얼마나 많은 비난이 있었겠나”

입력 2011-04-15 15:22 수정 2011-04-1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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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이행인가, 무모한 결단인가… “후회하진 않는다”

4월 15일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이 부결처리된 외교통상통일위 법안심사소위. 이날의 ‘주연’은 단연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이었다. 여야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권표를 행사함으로써 한나라당이 벼르던 4월 임시국회 회기내 한·EU FTA 비준동의안 처리는 당분간 어렵게 됐다.

홍 의원은 자신의 무모한(?) 결단을 대국민약속 연장선상에서 설명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적으론 한·EU FTA를 찬성하지만 (여당의) 일방적 강행처리에 반대하기 때문에 기권표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도 일방적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며, 만약 동참할 경우 약속대로 내년 19대 총선에서 불출마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초선의원으로서의 최대치를 걸며 배수진을 친 것이다.

홍 의원은 반복되는 국회 폭력사태를 근절하기 위해 ‘민본21’을 중심으로 여당 소장파 의원들이 만든 ‘국회 바로세우기’ 소속이다. 22명의 의원이 동참한 모임은 지난해 예산안 파동 직후 성명을 통해 “의원직을 걸고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을 것을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면서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홍 의원이 말한 대국민약속 대목이다.

모임엔 홍 의원을 비롯, 구상찬 권영진 김선동 김성식 김성태 김세연 김장수 성윤환 윤석용 정태근 주광덕 현기환 황영철 등 초선들과 재선의 신상진 임해규 진영, 3선의 이한구 권영세 정병국, 4선의 황우여 남경필 의원 등이 함께 하고 있다.

약속에 대한 그의 고민은 기권표 행사 이전부터 감지됐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홍 의원이 어제(14일)도 민주당의 물리력 행사 가능성에 대해 물어봤고, 오늘도 (외통위 법안심사소위) 표결 직전 같은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를 비롯해 여당의 강행처리 방침이 확고한 상황에서 야당의 의견을 최종확인한 후 결단을 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홍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와 따로 만나 본인의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먼저 여당내 비판 강도를 묻는 질문에 “얼마나 많은 비판이 있었겠느냐”고 했다. 그는 “김무성 원내대표를 찾아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했고, 김 원내대표는 제게 유감이라고 했다”면서 “(그렇다고) 후회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처리가 지연된 데는 일단 정부 잘못이 크다”면서 수차례 번역 오류로 논란을 자초한 정부 잘못을 질타한 뒤, “어제 진통 끝에 소위 처리를 하지 못하고 오늘로 연기했다. 그렇다면 (사전사후) 대책에 대해 서로 협의를 하고 결정을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빠른 처리가 문제가 아니라 여당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 하고 난 뒤 했을 때 국민적 여론도 뒷받침된다”면서 “(여야 간) 충분한 협의 없이 강행처리하는 것에는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몸싸움에 대해 얼마나 많은 국민이 비판을 했는지 뒤돌아봐야 한다”면서 “국회의원은 국민의 요구를 따르는 게 본연의 자세”라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했다.

홍 의원은 또 민본21 등 여당내 소장파가 향후 국회일정에서 같은 행동을 보일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국민에게 약속한 만큼 개개 의원들이 그 약속에 대해 기준을 갖고 있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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