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診]나경원 “또 줄세우기 공천땐 국민의 준엄한 심판 못면해”

입력 2011-04-01 13:03 수정 2011-04-0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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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나경원 한나라 공천제도개혁특위 위원장

▲판사출신의 나경원 한나라당 공천특위원장은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힘있는 사람에게 줄을 서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에게 줄을 잘 서는 사람이 공천을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공천제도개혁특위 위원장인 나경원 최고위원. 그는 지난해 전당대회 직후부터 7개월간 논의 끝에 마련한 ‘상향식 공천’을 골자로 한 공천개혁안을 당에 제출했지만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당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는 나 최고위원의 주장에 당내 일부 지도부와 현역 의원들은 자신들의 공천문제와 직결된 만큼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을 상황이다.

나 최고위원은 17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가 자의적으로 공천한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분당 사태가 올 수 있다”며 “이를 막으려면 국민경선(공천개혁안)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공천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부터 (기득권)이런 것을 모두 포기하고 공천개혁을 주장할 것”이라는 나 최고위원은 당내 반대기류에 대해 “공천에 영향을 행하고 싶은 분들, 줄 세우거나 줄 서고 싶은 분들의 얘기에 불과하다. 아무리 기득권이 있더라도 그 힘을 잘못행사하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천개혁특위에서 발표한 ‘오픈 프라이머리’ 공천개혁안의 주요 골자는 무엇인가?

▲핵심 사안은 두가지다. 우선 가장 중요한 내용은 공천권을 소수의 계파 보스로부터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다. 그동안 소위 계파의 보스, 힘 있는 사람에게 줄을 잘 서는 사람이 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에게 줄을 잘 서는 사람이 공천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현역 의원의 경우에도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현역 의원이 친분이나 줄서기를 통해서 다시 공천을 받는 것은 더 허용될 수 없다. 객관적인 평가가 지극히 저조한 경우에는 현역 의원의 경우에도 제재를 하는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

-당내 일각에선 ‘개혁’이라는 화두에만 집중한 정치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상론’이라며 부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분들, 줄 세우거나 줄 서고 싶은 분들이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무리 기득권이 있더라도 그 힘을 잘못행사하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이다.

-후보들에 대한 ‘객관적 평가지수’의 수치화가 가능한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역 의원의 활동은 크게 의정 활동과 지역 활동으로 나뉜다. 지역 활동은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그 지역에서 제대로 활동을 했는지, 주민 지지도는 어떤지 등을 평가할 수 있다. 의정 활동은 여러 가지 평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경쟁력, 적합도, 동료 의원 평가, 전문가 평가 등 여러 기준으로 종합적 평가가 가능하다. 그리고 일종의 평가기술개발팀이라든지 평가위원회를 둬서 객관성을 보장하고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우세지역에서까지 국민경선으로 당이 분열되거나 갈등을 촉발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오히려 국민경선이 도입되지 않으면 당이 분열될 위험이 있다고 본다. 우세지역이라고 해서 당 지도부가 마음 놓고 자의적으로 공천한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분당 사태가 올 수 있다. 공천을 둘러싸고 대선 후보들 간에 투쟁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계파 갈등은 더 심해질 것이다. 이를 막으려면 국민경선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국민참여 경선이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나 최고위원에게 유리하다는 시각에서 공천개혁을 주장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당 최고위원으로서, 나 역시 기득권, 또는 ‘공천 지분’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나부터 이런 것을 모두 포기하고 공천개혁을 주장하는 것이다. 공천개혁을 이끌면서 내 사심을 먼저 내세웠다면 당내에서 결코 호응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또 전체적으로 국민적인 지지도가 있는 것과 지역 경선에 나서는 것은 다른 문제다. 지역 유권자들은 냉정하게 평가한다. 인지도가 높다고 경선에서 꼭 유리한 것이 아니다.

-지난 18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밀실공천’ ‘특정계파 말살 공천’ 등으로 당은 상당한 후폭풍을 겪었다. 시사점은 무엇인가?

▲계파 갈등 문제, 공천권 남용이 가장 극심했던 사례가 18대 총선 때가 아닌가 싶다. 공천 과정에서 낙천했던 분들이 대거 당선됐고, 한나라당이 다시 그들을 영입하는 일이 있었다. 그분들이 지금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등 국회 요직과 주요 당직을 맡고 있다. 그것만 봐도 당시 얼마나 사천이 난무했고 자의적으로 공천했는지를 알 수 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결국 원칙의 중요성이다. 상향식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정하고, 후보자들은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간단한 원칙만 바로 서도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공천개혁특위위원장으로서 4월 재보선의 의미와 재보선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대통령 임기가 3년을 넘어섰으니 중간 평가를 받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재보선에 너무 큰 의미부여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4월 재보선 전망은 쉽지 않다고 본다.

-경기 분당을의 경우 정운찬 전 총리의 전략공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 입장은 4월 재보선 공천에서 상향식 공천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경선을 하지 않는다면 다른 후보자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되고, 당에서 다시 권력 갈등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경남 김해을 보선에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태호 전 지사가 나서면서 당의 공천원칙에 비판이 일고 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만이 아니라, 어느 선거에서나 후보자가 어느 정도 흠이 있을 수 있다. 흠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선거에 나서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먼저 국민의 뜻을 묻기 위해 경선이 필요한 것이다. 후보들이 선거에 나가려면 자기들의 흠을 치유하고, 정당성 확보를 위해 경선을 통해 검증을 받아야 한다. 이것이 원칙이다.

-강재섭 전 대표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나 최고위원님의 “강재섭 대표님을 당연히 공천해야 한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명백히 잘못된 보도이다. 당시의 내 정확한 발언은 “강재섭 전 대표를 공천해드려야 된다고 말하는 것이 당의 도리일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이제 우리 후보는 당원과 국민의 손으로 뽑자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맞는 것입니다.”였다. 다시 말해, 누구를 공천주자는 얘기가 아니라 경선을 치러서 공정하게 후보를 뽑자는 얘기다. 몇몇 언론에서 발언의 앞부분만 보도하는 바람에 오해가 빚어졌다.

-나 최고위원께서는 당내에서 차세대 주자로 꼽히고 있다. 차세대 주자로서 당권을 수순으로 보인다. 차세대 주자로서가 갖는 정치적 포부와 향후 진로는?

▲정치를 하면서 늘 다짐하는 마음가짐이 '자리 욕심내지 말자'는 것이다. 내 정치 경험상, 중요한 자리는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그 자리에 그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야 되는 것 같다. 내게 현재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가 찾아온다는 말이 정말 맞았다. 당 대표 도전은 아직 검토한 바 없다.

-차기 총선과 대선에 당이 임해야 하는 자세는 무엇인가.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내가 ‘상향식 공천, 국민지향 공천’을 얘기하는 것이다. 민심을 들어보면 정부와 여당이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책이 많다. 보다 낮은 자세로 민의를 수렴해 민생?복지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다음 집권시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에 대해 국민에게 뚜렷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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