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이 왔건만… 직장인들 ‘春 경계령’

입력 2011-03-2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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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부터 ‘꾸벅꾸벅’… ‘춘곤증’ 때문에 업무·생활 엉망

간단한 운동 필요… 충분한 영양섭취· 숙면도 중요

기분전환으론 ‘여행’이 최고… 직장인 단기여행 수요 늘어

▲추운 겨울이 가고 따스한 봄이 찾아왔다. 하지만 봄은 직장인들에게 그저 반가운 손님 만은 아니다.
봄이 성큼 다가왔다. 만물이 움츠렸던 몸을 펼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는 계절이다. 봄은 분명 사람들에게도 반가운 손님이다. 무겁고 우중충한 외투를 입을 필요도 없어졌다.

하지만 직장인들에게 봄은 무조건 반길 만한 계절은 아니다. 봄에만 찾아오는 반갑지 않는 손님이 있기 때문.

직장인들은 이 같은 현상을 ‘봄을 탄다’라고 한다. 괜스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거나, 나른해지고, 우울해지는 그런 현상이다. 근무 중에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직장인들은 배로 힘이 든다.

하지만 대부분 상사들은 부하 직원들의 이런 생리현상을 이해하지 못한다. 때문에 직장인들은 혼자서 끙끙 앓거나, 깜빡 잠들었다가 상사에게 꾸지람을 받기 일쑤다. 그렇다고 딱히 해결할 방법이 없다. 봄이 조용히 지나가기만 바랄 뿐이다.

▲자료제공=인크루트
◇직장인 10명 중 7명 ‘봄 탄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직장인 3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76.3%가 봄을 탄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봄을 타는’ 대표적인 증세는 ‘나른하고 졸립다’(55.4%, 중복 응답)가 가장 많았다. ‘춘곤증’이다. 계절의 변화를 몸이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생리적 부적응 현상이다.

웹 디자인 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송모씨(27)는 최근 춘곤증에 시달려 하루하루가 고생이다. 2년 차에 접어들어 일도 적응이 된 상태라 긴장감도 많이 풀어진 상태다. 여기에 춘곤증까지 겹치니 그 위력은 상당하다.

송씨는 “요즘 9시에 출근하면 11시부터 신호가 온다”며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점심시간이 채 되기 전인 오전부터 졸린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더 심하다. 송씨는 오후 2시를 ‘죽음의 시간’이라고 부른다. 점심시간 직후는 봄이 아니더라도 직장인들에게는 졸린 시간이다. 봄에는 그 시간이 오래 간다는 게 문제다.

결국 송씨는 상사에게 크게 꾸지람을 받았다. 하루 이틀이 아니었기 때문. 하지만 송씨는 내일이 더 걱정이다. 아무리 꾸지람을 들어도 몸이 말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춘곤증 외에도 직장인들은 △‘훌쩍 떠나고 싶다’(45.9%) △‘연애하고 싶어진다’(37.8%) △‘마음이 들뜬다’(35.1%) △‘외롭다’(31.1%) 등의 현상을 통해 ‘봄’을 타는 것으로 나타났다.

◇‘춘곤증’ 이겨내는 방법은?

춘곤증은 의학적인 용어가 아니다. 병이 아니라 계절의 변화에 우리 몸이 잘 적응 못해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다. 나른한 피로감, 졸음부터 시작해 심해지면 손발 저림, 두통, 눈의 피로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의 ‘최대 적’인 춘곤증을 이겨내는 방법은 없을까.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자료에 따르면 춘곤증 치료방법은 크게 △가벼운 운동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 △충분한 영양섭취 등 네 가지로 나뉜다.

일단 힘들지 않은 가벼운 운동이 필수적이다. 땀을 적당히 흘릴 수 있는 맨손 체조와 간단한 스트레칭 정도가 좋다고 한다. 너무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피로감을 더해준다.

또 밤잠을 설치면 오후에 피곤함이 가중된다. 적어도 하루 7시간 이상의 숙면을 취하는 게 춘곤증 퇴치에 도움이 된다. 야근이 많은 직장인들이지만 최대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아침을 거르게 되면 점심에 과식을 하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이른바 ‘죽음의 2시’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커피, 음주, 흡연을 웬만하면 피하는 게 좋다.

비타민, 단백질, 무기질 등의 충분한 영양 섭취도 병행해야 한다.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섭취하는 게 가장 좋다. 딸기, 브로콜리, 버섯, 토마토 등이 춘곤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자료제공=인크루트
◇‘훌쩍’ 떠나고픈 직장인들

춘곤증엔 이 같은 공통적인 치료법들이 있지만 심리적인 무기력감을 해결하는 방법은 가지각색이다. 직장인 각자가 선호하는 기분전환 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봄 타는’ 직장인들은 기분전환을 위해 ‘여행’(52.7%, 중복응답)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연차를 주말에 붙여 여행에 나서는 직장인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모 특허조사업체에서 근무하는 이모씨(28) 역시 같은 케이스다.

이씨는 오는 4월 2일부터 5일까지 일본여행을 계획 중이다. 직장인들이 동료나 상사의 눈치가 보여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연차를 이틀이나 썼다. 봄을 맞아 무기력해지는 자신을 재충전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3월 초부터 이 같은 여행 계획을 세우고 비행기 표 구매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최근 일본 대지진이 발생, 이씨의 계획은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이씨는 “주변인들 모두가 여행을 가지 말라고 만류하고 있지만 재충전을 위해 어떻게든 가보려고 일본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며 “막상 못 가게 되면 심리적인 실망감이 더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사에서도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한 ‘단기 여행 상품’들을 많이 개발하고 있다. 일부 소셜 커머스업체는 저가로 패키지여행을 판매하기도 한다. 그만큼 단기 여행에 대한 직장인들의 수요가 이전보다 높아졌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최근 젊은 직장인들 중심으로 주말을 이용한 2~3일 단기 여행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주로 일본이나 중국 등 근거리 해외여행이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여행 이외에 직장인들이 꼽은 기분전환 방법으론 △‘친구와 수다 떨기’(35.1%) △‘잠자기’(33.8%) △‘맛있는 음식 먹기’(29.7%) △‘쇼핑하기’(27.0%) 등이 있었다.

한편 성별로 나눴을 때 여성 직장인들은 ‘쇼핑하기’를 가장 선호했다. 반면 남성 직장인들은 ‘운동하기’를 선호, 성별에 따라 기분전환 방법도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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