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악몽 재연되나…일본發 원폭재앙 공포

입력 2011-03-1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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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어 추가 폭발 가능성...방사능 공포 일파만파

일본 열도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12일 폭발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추가 폭발 가능성이 제기돼 지진 후 쓰나미에 이은 '방사능 공포'가 세계를 뒤덮고 있다.

일본 정부와 전력회사들이 안전하다고 강조해 왔던 일본 원전에서 방사능이 누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역사상 최악의 원전사고였던 옛 소련의 체르노빌 참사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부상하고 있다.

13일 현재 대지진과 쓰나미에 의한 사망과 실종자 규모는 4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며, 후쿠시마 원전 인근 주민 21만명은 필사의 대탈출을 감행, 방사능 공포로 인한 제2의 재앙이 엄습하고 있다.

간 나오토 총리는 13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폭발에 따른 방사능 누출과 관련 "우려해야 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일본 언론들은 후쿠시마 원전 1호기 폭발로 누출된 방사능에 최대 190명 정도가 피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폭발 당시 반경 3㎞ 이내에는 후타바 후생병원의 직원과 환자 90명이 있었고 또 후타바초 특별양호시설에 100명의 노인이 입소해 있었다.

이들 중 22명이 방사능에 피폭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최대 190명이 모두 피폭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첫 폭발은 여진으로 추정되는 강한 진동 직후인 12일 오후 3시36분께 제1원전의 원자로 1호기가 설치된 건물에서 일어났다.

이 폭발로 지붕과 벽이 무너져 철골 구조가 그대로 노출됐고 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원전 인근 지역에서는 방사성 물질인 세슘과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되는 등 대규모 방사능 누출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제1원전의 1호기 원자로에 이어 3호기에서도 폭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 추가 누출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3호기 외부에서 수소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것이 심각한 방사능 위험을 새로 일으킬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TEPCO)은 3호기의 폭발 방지를 위해 원자로에서 방사능 증기를 빼내는 긴급작업을 시작했지만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앞서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13일 후쿠시마 제1원전 지역의 방사선량이 법적 한계치를 넘어섰다고 정부에 보고했다.

원전 폭발과 방사능 공포가 현실화하자 인근 주민 21만명은 극심한 공포와 피로감을 느끼며 황급히 집을 떠나 긴급 대피소로 대피했다.

정부가 원전 주변 대피 대상자의 범위를 반경 10km에서 20km로 늘리면서 21만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피난을 떠나는 가운데 고향을 떠난 주민들의 생활은 전쟁 피난민들과 다를 게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방사능 누출 우려가 커지고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인체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방사능 물질의 누출량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다 바람 등 환경적 요인에 따라 확산 수준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일본 원전의 원자로를 덮고 있는 격납용기가 손상되지 않은 데다 일본 원자로 구조가 소련 것보다 안전하다는 점을 들어 대규모 방사능 유출 가능성은 낫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나오토 세키무라 도쿄대 교수는 "비등형 경수로에서는 체르노빌과 같은 참사는 가능하지 않다"면서 "최악의 경우에도 일부 방사능 누출이나 시설 손상이 있을 수 있지만 폭발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료진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일단 후쿠시마 원전 방사선량이 아직까지는 심각한 단계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르노빌 참사와 같은 대형 재앙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존재한다.

미국 정책연구소의 비핵화 전문가 로버트 알바레즈는 "일본이 지금 원자로에 바닷물을 퍼붓고 있는 것은 더이상 냉각수를 공급할 능력이 없는 데서 나오는 절망적 몸부림"이라고 말했고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전 위원장 피터 브래드포트도 "원자로 냉각에 실패한다면 체르노빌과 유사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은 방사능 물질이 자국으로 퍼져 피해를 주지 않을까 긴장하며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교육과학부를 중심으로 비공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바람의 방향이 태평양 쪽으로 불고 있어 러시아와 중국 등 주변국들은 다소 안심하면서도 자국의 방사능 수준을 관측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즉각 현지 방사능 수준을 관측하는 한편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소속 직원 2명을 일본으로 급파했다

러시아도 연해주, 캄차카주, 사할린주를 비롯한 지방정부에 방사능 안전 확보를 위해 통제 수준을 강화하고 모든 측정 장비를 가동시킬 것을 지시했다.

중국도 일본의 원전 폭발 사고 이후 해안 지방에서 검측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인해 탄소배출 감축 방안으로 원전 건설의 적극 추진하던 세계 각국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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