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개그맨 시험 13번 낙방 변기수 “평범한 내 얼굴을 증오했었다”

입력 2011-02-09 11:00 수정 2011-02-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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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까다로운 변선생’, ‘DJ변’ 등의 코너에서 우리에게 큰 웃음을 안겨준 변기수. 특이하게도 KBS 공채시험에 합격한 경력이 없는 그지만 이제는 개콘을 대표하는 개그맨 중 한명으로 당당하게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해서인지 KBS 2FM(89.1MHz) ‘변기수의 미스터 라디오’까지 진행하고 있다는 그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카페에 은발가발을 쓰고 나타나 기자를 놀라게 만든 변기수는 “재미있게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가발을 쓰고 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문득 개그끼가 넘치는 변기수의 평소모습이 궁금해졌다. 그는 “개그맨들 중에 일상에서는 조용한 개그맨도 있는데 난 평소에도 방송과 비슷하다”며 “개그는 학력 제한도 없고 그저 웃기기만하면 된다. 노력한 만큼 대가가 돌아온다는 점에서 평등해서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가고 싶었던 산림자원학과가 지방대학에 있었는데 지방에서의 규율 없는 생활을 우려한 아버지가 그의 진학을 만류한 것. 대신 그는 다양한 사회활동과 대학로에서의 공연을 통해 오늘날 개그에 밑거름이 되는 귀중한 경험을 얻었다.

이렇게 타고난 끼의 소유자인 그에게도 개그맨이 되는 길은 평탄치 않았다. 3연 연속 KBS 개그맨 선발시험 최종 4차까지 올라가서 고배를 마신 것을 비롯, 지상파 개그맨 시험만 무려 13번 낙방했다. 우여곡절 끝에 SBS개그맨 시험에 합격했지만 제작진과의 오해로 1년만에 그만두고 다시 대학로를 전전해야했다.

그는 “자신이 KBS 개그맨 시험을 권유한 박휘순과 오지헌이 최종시험에서 안경을 벗거나 잇몸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시험에 덜컥 합격하는 것을 보고 부러운 마음에 평범하게 생긴 자신의 얼굴을 증오했었다”고 털어놨다.

계속된 낙방은 개그맨이라는 꿈을 위해 7~8년을 참아온 그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고통이었다. 그는 “대학로 공연당시 차비 몇푼도 없던 적도 있다”며 “다행히 (박)준형이형의 추천으로 KBS에서 개그무대에 설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그는 ‘고음불가’, ‘오빠’, ‘까다로운 변선생’ 등의 코너를 거치며 승승장구했고 올해부터는 ‘DJ변’에서의 경험을 살려 진짜 라디오 고정DJ를 맡게 됐다. ‘변기수의 미스터 라디오’는 청취자들의 신청곡과 사연 위주로 꾸며지는 프로그램. 중간에 음악을 끊지 않고 공백 없이 진행한다.

“김대호, 김준호 선배처럼 후배 개그맨들의 존경을 받으며 오래가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는 변기수. 그는 “지금은 예전보다 무대에서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줄고 인기가 내리막을 걷는 느낌”이라고 현재의 상황을 솔직히 고백했다. 하지만 “산에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있듯 다시 올라갈 날이 올 것”이라고 개콘의 고참다운 여유를 드러내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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