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뷰-포인트]일터지킨 이들에 박수를

입력 2011-02-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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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태 대한통운 사장

▲이원태 대한통운 사장
긴 설 연휴가 지났다. 설은 다른 말로 원단(元旦)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설날 아침을 일년의 시작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설날의 또 다른 이름인 세수(歲首), 연두(年頭) 역시 한 해의 첫머리라는 뜻이다.

설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두손 가득 선물 보따리를 들고 들뜬 마음으로 고향을 다녀온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전 1일을 포함 총 6일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2% 늘어난 3100만명 이상이 고향방문 등을 위해 이동했다. 구제역 여파로 인해 각 지자체들이 귀향 자제를 호소하는 상황에서 나온 숫자여서,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귀향 인파는 더욱 늘었을 것이 분명하다.

이웃나라 중국은 우리의 음력 설을 ‘춘절’이라고 부른다. 올해 춘절 연휴에는 약 28억명 이상이 고향을 방문하기 위해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의 춘절 연휴는 기간이 긴 것으로 유명한데,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보름까지 쉬기도 한다. 워낙 땅이 넓고 사람도 많다 보니 고향에 갔다 오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서다. 이 기간에는 중국 전역의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이 귀성객들로 붐빈다.

이처럼 한국이나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들은 설 귀향에 각별한 의미를 둔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설에 고향에 가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겐트리 크레인 기사, 야드 트랙터 운전원 같은 항만 하역 현장 근무자들이 먼저 떠오른다. 대형 컨테이너 선박들은 4000~500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세는 단위)부터 많으면 1만TEU까지 컨테이너를 싣고 정해진 루트를 따라 전 세계로 화물을 실어 나른다.

세계를 돌아다니는 선박이다 보니 한국 항만에 도착하는 때가 한밤중이거나 공휴일인 경우도 있다. 또 서양권 국가들은 음력 설을 쇠지 않아 우리나라가 연휴기간이라고 해도 통상근무를 하는 평일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선박들은 한시라도 빨리 화물을 내리고 실은 뒤 다음 목적지로 떠나야 선박운항률을 높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연휴기간에도 작업을 하는 항만이 많다. 수출입 물동량을 처리하는 컨테이너 부두를 비롯해 유류, 철광석, 곡물 등 원자재를 처리하는 부두 역시 휴일 없이 정상 근무를 했다.

항만 뿐만이 아니다. 해외와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는 국제물류 현장의 포워딩,해외이주화물 담당자들은 외국과의 시차 때문에 밤을 낮삼아 일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설 연휴라고 쉴 수 만은 없는 이유다.

또 택배, 운송, 물류센터 등 여러 물류현장에서 국가 경제의 대동맥을 지키는 산업 역군이라는 자부심과 책임의식을 갖고 연휴 기간 현장을 지킨 물류인들이 있다.

물론 물류 현장 외에도 철강, 화학 등 공장을 멈추면 안 되는 업종도 있다. 자동차, 반도체 등 수출 납기를 지켜야 하는 제조업체들도 설 연휴를 반납하고 평상시처럼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비상근무했던 공무원들이나 귀향으로 빈 집을 지키는 보안업체 등등 우리의 안전한 귀향길을 지탱했던 사람들도 있다. 몇달 동안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방역현장에서 땀흘리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텔레비전 화면으로나마 귀향 인파와 차량 행렬의 모습을 보면서 일터로, 현장으로 향했을 이들의 가슴 속에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컸을 법하다.

지난해 한국 수출액은 2009년보다 28.6% 늘어난 4674억 달러로, 세계 7위의 수출대국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성과는 연휴기간에도 땀흘려 일한 우리 산업 역군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연휴가 끝났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연휴기간 내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한 사람들 덕분에 편안하게 설 연휴를 보낼 수 있었다.

설날에도 땀을 흘린 분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며 신묘년 한해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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