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긴축 우려에 글로벌 상품시장이 본격적인 조정을 맞을 것이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원유와 금, 은 등 상품 가격은 20일(현지시간) 중국의 긴축 강화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에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텍사스유 가격은 전일보다 2달러(2.2%) 급락한 배럴당 88.86달러에 마감해 지난 4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금 2월물 선물 가격은 온스당 1346.50달러로 지난해 11월17일 이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은 3월물 선물 가격도 온스당 27.74달러로 지난해 11월29일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28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경기과열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하고 은행 지급준비율을 네 차례 올리는 등 긴축정책을 강화했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9.8%로 전분기의 9.6%보다 높아 정부의 강력한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꺾이지 않고 있음을 나타냈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6%에 달했고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는 전년에 비해 3.3% 올라 정부 목표인 3%를 웃돌았다.
씨티그룹과 크레디트스위스는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반기 최고 6%까지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HSBC의 취홍빈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률로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긴축정책을 펼칠 여지가 커졌다”면서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목전에 다가왔다”고 말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 19일 베이징에서 열린 국무원 제5차 전체회의에서 “정부는 올해 1분기에 식품 등 생필품 가격안정과 주택 가격 상승억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설날)을 앞두고 식료품 가격을 중심으로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춘절 전후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세계 2위 원유수입국이며 세계 최대 금속 수요국이기 때문에 긴축으로 인해 경제가 위축되면 상품수요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중국은 지난해 2억3900만t의 석유를 수입했다. 이는 전년보다 17.5% 급증한 것이다. 중국이 지난해 첫 10개월간 수입한 금은 209t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배 늘어났다.
마이클 린치 스트래티직앤드이코노믹리서치 사장은 “중국의 경기둔화에 대한 걱정이 상품가격의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긴축 조치가 상품수요 증가세를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은 이날 올해 금값 전망을 당초 전망치보다 3.3% 내린 온스당 1453달러로 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