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축률 3.2%까지 하락...일본 닮아간다

입력 2011-01-12 11:2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교육 · 통신관련 지출 많고 ... 저금리 기조도 영향

생활양식의 변화로 금융소비트렌드가 변화하면서 가계저축률도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은 1988년 24.7%에 이르렀으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급락하기 시작해 2009년 3.2%까지 떨어졌다. 가계저축률은 개인이 실제 쓸 수 있는 돈 가운데 저축을 할 수 있는 여력을 말한다.

이같은 가계저축률 급락은 다른 선진국에서 그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1990년대 이후 가계저축률이 최고점에 달했을 때와 비교하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은 평균 4.5%포인트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는 2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실제로 OECD 국가 중 영국, 일본 등과 함께 가계저축률 수준이 매우 낮은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0%대에서 6%대로 상승하고 독일 및 프랑스가 12~13% 수준을 보이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가계저축률이 급락한 배경에는 성장의 과실을 기업이 독식하는 ‘분배 왜곡’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은은 “경제의 고용흡수력이 약해져 가계가 나눠 갖는 임금소득의 증가세가 둔화했다”며 “자영업자 역시 대형·전문 업체 등장과 온라인 구매 영향으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퇴출당하는 처지”라고 진단했다.

가계소득은 1990년대 연평균 12.7% 성장률을 보이다 2000~2009년 6.1%로 낮아졌지만, 기업소득은 같은 기간 4.4%에서 25.2%로 5.7배나 늘었다. 경제성장으로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이 가계부문으로 옮겨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은은 또 “사교육비와 통신비, 자동차 보급 확대 등으로 교육, 통신, 교통 관련 지출이 필수적으로 여겨지면서 소득이 적어도 소비를 줄이기 어렵게 돼 저축 여력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가계저축률이 한층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2003년 이후 이어진 저금리 기조 역시 가계의 이자소득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등 저축률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한은은 “저금리기조는 가계저축 유인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가계부채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함께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가계저축률이 낮으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얼어붙어 거시경제의 기반 악화는 물론 미래 성장동력도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소비에 기반을 둔 서비스산업이나 내수산업의 성장이 어려워져 수출제조업 위주의 불균형 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지고, 가계저축으로 기업투자를 충당하지 못해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악화될 수 있다.

한은은 “가계저축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같은 금융위기가 터지거나 일본 같은 ‘저성장·저물가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영국처럼 은퇴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은퇴 전 소득과 은퇴 후 필요 자금의 차이가 커져 사회적 불안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탕탕 후루후루”·“야레야레 못 말리는 아가씨”…나만 킹받는거 아니죠? [요즘, 이거]
  • 변우석 팬미팅·임영웅 콘서트 티켓이 500만 원?…'암표'에 대학교도 골머리 [이슈크래커]
  • 창업·재직자 은행 대출 어렵다면…'중소기업 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십분청년백서]
  • 서울고법 "최태원, 노소영에 1조3800억원 재산분할"
  • 단독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진흥 직원 절반 '허위출근부' 작성
  • 새 국회 '첫' 어젠다는…저출산·기후위기 [22대 국회 개원]
  • 용산역 역세권에 3.7M 층고…코리빙하우스 ‘에피소드 용산 241’ 가보니[르포]
  • 육군 훈련병 사망…군, 얼차려 시킨 간부 심리상담 中
  • 오늘의 상승종목

  • 05.3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5,166,000
    • +1.88%
    • 이더리움
    • 5,253,000
    • +0.75%
    • 비트코인 캐시
    • 651,000
    • +0.77%
    • 리플
    • 728
    • -0.27%
    • 솔라나
    • 234,300
    • +0.47%
    • 에이다
    • 626
    • -0.48%
    • 이오스
    • 1,132
    • +1.25%
    • 트론
    • 156
    • +0%
    • 스텔라루멘
    • 148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500
    • +1.63%
    • 체인링크
    • 25,570
    • -2.4%
    • 샌드박스
    • 617
    • -0.1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