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기다렸다, 美 블랙프라이데이"

입력 2010-11-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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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주말 연중 최대 소비기간

삼성ㆍLG 대박 잡기 '할인 총력전'

반도체ㆍLCD 업체도 부진 회복 기대감

11월 말 미국의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주에 있는 금요일 연휴인 블랙프라이데이가 3일 후(26일)로 다가오면서 전자업계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컴퓨터, 가전 등 전자제품부터 의류·식료품까지 미국 최대의 소비 기간이기 때문이다. 금·토 단 이틀 간의 매출 성과에 따라 4분기 성적표가 ‘수’에서 ‘가’까지 오르내리게 된다.

이에 올 중순부터 소비 부진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TV세트 업체는 물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반도체 등 부품생산 업체까지 한결같이 11월 대목에 대비하고 있다. 침체된 업황을 반등시킬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다. 여기에 미국 대형 유통업체까지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을 벌이며 블랙프라이데이전(戰)에 가세하고 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에서는 삼성전자의 LED TV를 최대 2500달러까지 할인 판매하고 있다.
◇ 블랙프라이데이 마케팅전 선두에 선유통업체=소비자와의 접점에 대형 유통업체가 있다. 베스타바이(BestBuy), 아마존(Amazon) 등 미국의 최대 유통업체들은 이번달 초부터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완성품 업계 관계자는 “연말 성수기에 유통업체들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긴 하지만 올해는 할인 폭이 예년에 비해 조금 더 큰 거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베스트바이에서는 24일 현재 삼성전자의 46인치 고급형 유기발광다이오드(LED) LCD TV를 정가(5000달러) 보다 50% 할인한 2499.98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46인치 입체영상(3D) LCD TV도 정가(1699.99달러)보다 17.6% 할인한 1399.99달러에 판매 중이다.

미국 시장에서 TV 판매 부문 2·3위를 기록하고 있는 소니와 LG전자의 제품들도 큰 폭으로 할인 판매되고 있다. LG전자의 47인치 LED LCD TV는 28.5% 할인된 1929.99달러에 소비자에 선보였다. 소니 역시 비슷한 폭의 할인 세일을 진행 중이다.

소비자로서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유혹에 빠질 만도 한 할인율이다.

◇ TV 완성품 업체, 유통업체의 할인에 적극 공조=유통업체의 파격적인 할인세일은 TV 완성품 업체와의 공조 속에서 이뤄진다. 올해는 더 특별하다.

올 초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 때 기대에 못 미치는 소비를 시작으로 켜켜이 쌓인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서는 이번 기간이 더욱 중요하다. 지난 6월 남아프리카 월드컵 때의 특수도 예전만 못했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3분기 TV 판매 부문이 실적 부진을 겪었다. 미국 시장의 절대 강자인 삼성전자도 소비 부진은 피할 길이 없었던 거다. 양사는 유통업체의 할인 판매 전략에 적극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회사의 전략은 노출시킬 수 없지만 유통업체가 DVD와 TV 세트 판매 등 다양한 할인 상품을 내놓으면 여기에 협력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상품 구성에 맞춰 공급을 원할하게 맞춰주는 방식이다.

이외에 블랙프라이데이의 할인율을 감안해 물동량이 몰리지 않는 10월 이전에 공급해 유통비를 줄이는 방안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틀 동안 팔릴 물량이 6월 등 비수기에 팔린 한달 물량과 맞먹기 때문에 적극적인 협력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블랙프라이데이, 특히 미국 시장에 목을 메는 이유는 아직까지 북미 지역이 세계 최대 TV 시장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LCD TV 판매량은 3731만8000대에 달했다.

◇반도체ㆍLCD 부품 업체도 판매 회복 기대=삼성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반도체, LCD를 생산하는 국내 부품업체도 이번 소비기간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LCD 패널 가격은 지난 4월말부터 현재까지 바닥을 모르는 듯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발표한 디스플레이서치 자료에서도 LCD TV용 패널은 3~4% 가량 하락했다.

반등의 계절이 언제 올지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ㆍLCD 업계에서는 내년 1분기 혹은 2분기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갈림길은 연말 소비가 얼마나 살아나느냐에 달렸다.

전동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5일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의 PC 판매 실적에 따라 디(D)램 가격의 상승 반전이 내년 1분기가 될지 2분기 될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LCD 업계 관계자도 “연말 수요는 3분기 물량에 일부 선반영되지만 올 연말과 내년 중국의 춘절 수요에 따라 업황의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급과 수요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를 가진 부품 업체로서는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PC등의 수요가 증가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부품 업체의 매출의 대부분은 TV, PC가 차지하고 있다. 대형 제품의 판매가 집중되는 연말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블랙프라이데이는 ‘검은’이라는 뜻의 ‘블랙’과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의 ‘프라이데이’가 합쳐진 말이다. 블랙은 소매업체의 파격적인 세일로 매출이 급증해 제무제표가 흑자로 돌아서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블랙프라이데이 지난 뒤 각 업체들의 제무제표에 블랙이 그려질 지, 아니면 레드가 그려질 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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