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고 합치고... 시너지 높여 기업 키운다

입력 2010-10-1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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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에너지, 동부그룹 등.. 기업내 이합집산 바람

최근 삼성전자, SK에너지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기업내 이합집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요 사업부문을 계열사로 분리하는가 하면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는 기업도 있다.

합병과 분사라는 서로 다른 행보지만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맥을 같이 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경기 회복기로 접어들면서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 변화에 대비해 사업구조 재정비에 나선 총수들의 과감한 의지로 분석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9월 30일 중국 상해에서 열린 이사회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이날 이사회에서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의 분할을 의결했다.(사진 왼쪽부터 SK에너지 구자영 사장, 최태원 회장, 최명해 사외이사, 최혁 사외이사)
◇ 쪼개서 위험도 분산하고 효율도 키우는 SK= SK에너지는 내년 1월1일지로 주력사업인 석유와 화학부문을 분사한다. 기존 사업의 핵심경쟁력을 강화하고 각 사업의 독립 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회사 매출의 97%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 및 화학 부문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는 외부 상황도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전통 산업’인 석유와 화학에서 얻는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리스크’를 분산하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9월 윤활유 부문을 분사해 100%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를 설립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SK에너지는 윤활유 부문 분리 후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점도 석유 및 화학사업에 대한 분사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SK에너지 관계자는“각 사별 독립·책임경영 체제 도입은 사업의 유연성과 스피드를 높이고 기존 사업의 강화 및 미래 성장기반 확보 등 회사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 “관계사의 분사와 통합은 성장을 위한 결정”이라며 “사업모델이 오래돼 환골탈퇴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거나 지난해 SK루브리컨츠로 독립한 윤활유 사업처럼 글로벌 사업으로 성장할 가치가 충분하다면 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를 위한 분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또 “반대로 서로 보완적인 사업끼리의 통합도 가능하다”며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분사와 통합을 계속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 박상진 사장이 지난 9월 홍콩에서 열린 ‘삼성 NX100’ 출시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은 지난 4월 삼성전자에 흡수합병됐다.
◇ 전자 위주로 사업을 통합하는 삼성= SK에너지가 시너지 향상을 위해 분사에 나섰다면 삼성전자는 같은 이유로 계열사 합병 전략을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1일자로 삼성광주전자를 합병한다. 삼성전자가 지분 94.25%를 갖고 있는 자회사인 삼성광주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을 비롯한 생활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합병결정은‘2013년 세계 가전시장 1위’를 목표로 내세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움직임 중 하나로 분석된다. 홍창완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은 지난달 16일 냉장고 신제품 발표장에서 “2011년에는 우선 세계 냉장고 시장 1위 업체가 되고 2013년에 가전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합병 결정은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생활가전사업 일류화의 일환”이라며“별도 법인으로 운영돼서 생기던 중복기능을 줄일 수 있어 경영의 비효율성을 없애고 제조 분야에서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디지털카메라·캠코더 일류화의 일환으로 지난 4월 삼성디지털이미징을 흡수합병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지털이미징이 합병되면서 인사, 구매, 공급망관리(SCM), 마케팅, 홍보 등에서 각사별로 중복됐던 조직을 효율적으로 통합·운영하게 되는 장점을 가져왔다는 평이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마케팅 능력과 글로벌 물류 거점, 글로벌 생산라인, 디자인 능력, 재무능력 등이 함께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디지털이미징사업은 향후 3∼4년내 세계 선두권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박상진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NX100 출시 기자간담회에서“삼성전자는 일류 도약을 위해 치열하게 해외업체와 경쟁하며 커 왔기 때문에 경영능력과 관리면에서 비교가 안된다”며“전자 영업망에 포함되면서 현지 대리상이 아니라 현지법인을 통해서 직접 판매하는 등 카메라 비즈니스도 체질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 분사와 합병으로 전문화 추진하는 동부= 동부그룹의 합병과 분사 움직임도 거세다. 동부제철은 최근 선재·봉강사업 부문의 물적 분할을 추진 중이다. 이번 분사는 동부그룹 차원에서 철강사업 분야의 전문적 역량 강화를 위해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에는 동부건설 물류부문인 ‘동부익스프레스’가 내년 1월 1일 동부건설로부터 분사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동부익스프레스는 분사를 통해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체제를 확립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통해 책임경영체계 수립 및 물류·택배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사업전문성과 경영효율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동부하이텍은 농업부문에서‘동부한농’을 분사했다. 동부하이텍과 합병한 지 3년 만에 다시 분사해 농업 전문기업으로 새 출발하게 됐다. 동부한농은 동부그린바이오, 동부팜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며 동부그룹의 농업 사업을 이끌고 있다.

최근 동부한농은 동부정밀화학 농약 부문에서 분사된 동부케미칼과 합병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분사와 합병은 그룹 차원에서 향후 사업 부문을 글로벌화, 전문화, 고부가가치화의 3대 전략 방향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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