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대책 그 후]"서둘러 샀다 집값 떨어질라"

입력 2010-08-31 08:03 수정 2010-08-3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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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대책 시장 반응은..매수ㆍ매도 예정자들 탐색전 중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폐지(강남3구제외)를 주요내용으로 한 8.29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 주택 시장은 전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다.

대책이 발표된 다음날인 30일 집값이나 거래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의 중개업소에는 시세변동 상황과 발표된 대책 효과를 묻는 문의만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책의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강동구 고덕ㆍ둔촌동, 양천구 목동, 분당, 용인 등지의 매도ㆍ매수 예정자들은 이렇다 할 의사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관망세를 견지하고 있다.

반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 집주인들이 호가를 1000만~2000만원씩 올리는 등 8.29 대책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고 있다.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강남 3구는 이번 DTI 규제 완화 대상에선 제외됐지만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방침이 2년간 연장된 것이 이들 지역의 거래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29일 이후 호가가 주택형별로 1000만~2000만원씩 상승했다.

이 아파트 112㎡는 지난 27일 시세(11억원)보다 1000만원 싼 10억9000만원에 팔리고서 현재 호가가 11억1000만~11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매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송파공인 최명섭 대표는 "집주인은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해 호가를 올리는데, 매수 예정자들은 분위기만 떠볼 뿐 구입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찍고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야 거래가 활발해지는데 아직 바닥이라는 공감대는 없는 상황"이라며 "가격이 오르더라도 상승세가 오래갈 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잠실 에이스부동산 김미현 대표는 “지난주만해도 하루에 하나씩은 시세에 맞춰 매매가 이뤄졌었는데 이번 부동산 대책 이후 매매는커녕 문의전화마저도 끊킨 상태다”고 하소연 했다.

그는 이어"잠실동 주민들이 이번 규제 발표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정부대책 발표 이후 많은 실망을 보이면서 이 곳 분위기는 경직됐다"면서도 "강남3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 DTI규제가 폐지된 만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활성화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강남3구에도 영향이 미치지 않겠냐"고 말했다.

특히 "집을 사려고하는 사람은 집값이 더 떨어지길 기대해 관망세를 보이고 있고, 다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양도세, 종부세 등이 완화됨에 따라 집을 파는 것보다 가지고 있는 게 덜 손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퍼져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보이는 것인데 DTI등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시장이 호황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포동 주공1단지는 이번 대책의 기대감으로 호가가 오르고 있다.

43㎡는 지난주 호가가 7억6000만원에서 현재 7억7000만원, 36㎡는 6억4000만원에서 6억5000만원으로 각각 1000만원이 상승했다.

남도공인 이창훈 대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2년 뒤로 연기되면서 2~3주택 이상 보유자들이 급하게 팔 이유가 없어졌다"면서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최소한 하락세는 멈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발표돼 3000만~5000만원가량 호가가 오른 이후 매도자와 매수 예정자들의 '탐색전'이 이어지고 있다.

비교적 실수요층이 많은 양천구 목동, 강동구 둔촌ㆍ고덕동 등에서도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둔촌동 SK공인 관계자는 "둔촌 주공이 지난 주말 시공사를 선정하면서 지난주까지 급매물이 제법 팔려나갔다"며 "싼 매물이 없어서 그런지 거래는 없고 문의전화만 이어진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 우석공인 임규만 대표는 "매수 대기자들이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막연한 기대감으로 당분간 싼 매물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분당신도시와 용인 지역 역시 관망세가 뚜렷하다.

이들 지역은 최근 집값이 많이 내려가 8.29 대책의 효과에 대해 큰 기대감을 보인 곳이다.

시범단지 해내밀공인의 이효성 대표는 "대책이 나온 뒤 집을 팔 사람들이 가격을 좋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지만, 그동안 꼭 DTI 때문에 집이 안 팔렸던 것은 아니어서 효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범한양아파트 인근의 우리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로 달라진 분위기는 없다"며 "급매물을 회수한다거나 가격을 올리는 등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격이 떨어지지도 올라가지도 않았다”며 “일주일 이상 지나봐야 분위기 파악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인근의 국제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더 나아가 "전혀 관심 없는 듯하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또 "DTI 완화 등을 이야기하는데 돈 없어 안사는 것 아니다"며 "거래 심리 자체가 얼어붙어 있고, 전반적 분위기가 다운됐다"고 전했다.

소형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88공인 김경숙 대표는 "대책 발표 직전에 최저가 급매물이 많이 팔린 상황"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급하게 집을 팔려고 했던 사람들이 한숨 돌리게 되면서 당분간 급매물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청라지구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집값 하락의 골이 깊어 이번 대책으로 거래가 회복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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